정부가 오는 11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을 예고하고 있다. 네 차례의 코로나19 유행파와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 두기로 국민과 자영업자의 일상 복귀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하지만 최근 하루 2,000명을 넘나드는 확진자와 누적되는 위중증 환자, 사망자로 안전하게 위드 코로나를 시작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위드 코로나의 선두 주자인 싱가포르조차 최근 83%의 높은 백신 접종 완료율에도 1일 3,700명의 환자 발생 최고치를 기록하자 식당 내 2인 식사 제한, 재택근무 등으로 거리 두기를 다시 강화했다. 따라서 정부는 위드 코로나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와 효과적인 실천 방안 및 유연한 적용으로 차질 없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의 전제 요건은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높여 확진자 수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현재 전 국민 1차 백신 접종률은 78%, 접종 완료율은 60%로 아직 젊은 성인의 백신 접종률은 미진하다. 백신 미접종의 주요 원인으로는 부작용 우려, 매우 까다로운 피해 보상이 거론된다. 정부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정보 소통 그리고 적극적인 피해 보상을 시행해 백신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
다음으로 고령자, 만성병 환자 및 의료진에 대한 백신 추가 접종이다.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돌파감염 증가, 접종 6개월 이후 항체 소실에 따른 백신 방어 효력 감소가 문제되고 있다. 따라서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추가 접종은 위드 코로나에서 강조하는 중증 환자, 사망자 감소의 핵심이다. 성인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백신 유도 방어 면역이 없는 소아청소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난다.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난 현상으로 자연히 소아청소년에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높이게 된다. 위드 코로나 시행의 관건은 코로나19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증상·경증 환자의 재택 치료인데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사망자와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현저히 증가해 낭패를 볼 가능성이 있다. 무증상·경증 환자가 집에서 10일 머물면서 중증으로 악화하는 기미가 보이면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돼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응급치료 전달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또한 자택을 이탈해 주변에 코로나19를 전파하지 않도록 격리 유지를 엄격히 모니터해야 한다. 재택 환자를 돌보는 가족은 감염 우려가 높기에 감염 예방 수칙을 철저히 실천해야 하며 동시에 같이 격리돼야 하는 어려움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머크에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를 속히 확보해 대상이 되는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환자 중 고위험군에 투약하면 입원 내지 사망을 반으로 줄여 의료 시스템 과부하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 모두가 코로나19 시대에 필수적인 공중위생 수칙을 지키는 ‘위드 공중위생(with public hygiene)’ 실천이 필요하다. 즉 손 씻기, 밀접 접촉 시 마스크 착용, 사람 간 1m 물리적 거리 두기, 실내 환기, 환경 표면의 소독 등을 생활화해야 한다. 이번 겨울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가장 큰 고비로 지난해 겨울에 비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사망률이 낮아졌다는 위안은 있지만 절대 확진자 수가 늘면 중증·사망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의료 시스템 과부하는 더욱 심해진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시행에 앞서 철저한 사전 준비, 의료 대응 체계 완비, 그리고 국민을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자칫 위드 코로나의 희망에 취해 준비가 소홀해지면서 현장의 혼란과 신규 확진자 폭증으로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