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동료가 욕설을 해 화가 났다는 이유로 승용차로 들이받아 다치게 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살인미수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31일 오후 경기 평택시의 한 도로에서 쏘나타 승용차에 탄 채 도로변에 있던 B씨를 향해 돌진해 차량 앞 범퍼 부분으로 B씨를 들이받아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전치 7주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무등록으로 승객을 운송하는 이른바 '콜뛰기' 업체에서 함께 근무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나이가 7살 어린 B씨가 자신에게 욕설을 해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사건 당시 손님이 차에 두고 간 휴대전화를 돌려달라고 했으나, B씨가 세차 등을 이유로 곧바로 돌려줄 수 없다고 하자 먼저 욕설을 했다. 이에 B씨가 욕설로 되받아치자 차량을 끌고 B씨를 찾아갔다. 이어 도로변에서 통화를 하고 있던 B씨를 발견하고 시속 약 30㎞의 속도에서 시속 약 44㎞의 속도로 급가속해 B씨를 들이받았다.
1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A씨는 "피해자에게 겁을 주려는 의도로 차량을 운행하려다가 범행에 이르게 된 것일 뿐,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차량 운행 속도 및 방향, 사고 후 피고인의 표정이나 행동 등에 비춰보면 '위협만 할 생각이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은 시속 약 44㎞ 정도로는 사망 사고가 발생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충격 직전 시속 약 15㎞ 정도를 순간적으로 가속한 점에 미뤄볼 때 범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