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카카오 사업확장 올스톱에…경쟁사들 "지금이 기회"

정치권 질타에 여론 뭇매맞은 카카오

몸사리며 국내 사업 확장에 차질 빚어

카카오 공백 노리는 토스·티맵·골프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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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035720)가 최근 골목 상권 침해, 문어발 사업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동종 업계 경쟁사들이 사업 강화 등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금처럼 카카오가 사업 확대에 발목이 잡혔을 때가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적어도 내년 대통령 선거까지는 카카오 규제 이슈가 계속 불거질 것으로 전망돼 좀처럼 카카오가 국내에서 사업을 확장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움직임이 가장 뚜렷한 업종은 모빌리티다. 택시·대리는 물론 각종 배달업까지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뭇매를 맞았던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모든 사업이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대리는 기존에 계획했던 전화 대리 업체 두 곳 인수마저 철회했고 꽃·간식·샐러드 배달은 아예 사업을 접기로 방침을 정했다. 택시 역시 택시 단체들과의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며 상생안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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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와 선두를 다투던 쏘카는 최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자회사 브이씨엔씨(VCNC)를 매각했다. VCNC는 이른바 ‘타다금지법’ 통과 이후 중단된 렌터카 기반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으로 잘 알려진 업체다. 현재는 택시 사업을 중심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1등 업체인 카카오에 밀려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업계는 이번 인수·합병(M&A)으로 금융에서는 카카오페이, 모빌리티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맞서 토스-타다 연합이 주도권 확보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VCNC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대형 택시 서비스 준비에 나서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택시 출시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타다가 토스로부터 마련한 투자금을 기반으로 가맹 택시 수를 확 늘리거나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리 업계에서는 기존 대리 업체들을 중심으로 카카오가 더이상 사업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된다는 요구가 거세다. 대리 업체들을 대표하는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에 ‘대기업 총량제’를 상생 협력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5%, 티맵모빌리티는 10%로 상한선을 정했는데 사실상 카카오를 타깃으로 내놓은 안이라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티맵은 “큰 틀에서 연합회의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철수 가능성이 거론되는 골프 사업과 관련해서는 경쟁사 골프존에게 호재라는 증권가 분석도 나왔다.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VX는 기존 골프존이 90% 이상 독점하고 있던 스크린골프 시장에 후발주자로 들어가 가격 경쟁력과 친근한 캐릭터 등을 내세워 1등 사업자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왔다. 올 7월 기준 스크린골프 업계 점유율은 골프존 60%, 카카오VX 20%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2위 사업자인 카카오VX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1위 사업자에게 나쁠 게 없다”고 분석했다. 또 골프존이 올 3분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이라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그동안 국내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펼쳐온 탓에 여러 업체들과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있다”며 “비단 모빌리티, 골프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콘텐츠, 교육 등 카카오의 영향력이 큰 산업이 많아 경쟁 플레이어들이 지금이 기회라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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