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디지털화되지 않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피튀기는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낮은 렌털 업계 등 앞으로 구독 서비스가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합니다.”
안진혁 카카오(035720) 구독사업실장(부사장·사진)은 24일 서울경제와 만나 구독경제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안 부사장은 “이커머스 시장에 편입되지 못한 사업들도 온라인으로 판매를 하려고 하는 강한 욕구가 있다”면서 “다만 기존 플랫폼에는 맞지 않는 영역이 있기 때문에 카카오는 이같은 부분을 채워나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지난 6월 구독 관리 플랫폼 ‘구독ON’을 출시했다. 구독ON에서는 과일·샐러드·샴푸·정수기 등 유형의 제품부터 청소·침구 케어 등 무형 서비스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구독할 수 있다. 출시 4개월 만에 총 200여 개의 브랜드를 확보했고, 현재 약 400개 브랜드가 입점을 대기 중이다. 거래액은 매달 전월 대비 40%씩 증가하고 있다. 구독ON에서 한 번이라도 상품·서비스를 구매한 이용자는 20만 명에 달한다.
구독ON은 구독 상품들에 ‘테마’를 입혀 고객에게 제시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넘쳐나는 구독 상품들을 일일이 고르기 힘들어하는 고객들을 위해 맞춤형 구독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실제 커피 원두나 샐러드를 내놓더라도 ‘매월 다른 원두로 만나는 새로운 커피’, ‘가벼운 아침으로 만든 내 삶의 밸런스’라는 이름으로 추천한다. 또 ‘나를 위한’이라는 컨셉으로 꽃, 간식, 세면도구 등으로 구성된 기획전을 열기도 한다. 안 부사장은 “단순히 제품, 서비스를 나열하기 보다 새로운 경험을 제안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구독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일상, 생활의 구독이 구독ON의 모토”라고 설명했다.
구독ON은 카카오 인증서와 연동되도록 해 구독의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최근 CJ온스타일에서 진행했던 삼성 비스포크 정수기 렌털 상품이 대표적이다. 안 부사장은 “홈쇼핑 업계 최초로 실시간 렌털 계약을 처리해 상담 전화와 주문 전환율이 기존 대비 각각 1.5배, 2.5배를 기록했다”며 “전화하고 신분 확인하고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인증서 연동 덕분에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안 부사장은 카카오의 인증서 활용범위가 확대되면 그동안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지 못했던 산업군도 다양한 구독 비즈니스가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카카오의 경쟁력인 디지털 플랫폼 설계와 데이터 활용 기술 등을 접목하겠다"며 "기존에 없던 시장이 생겨나고, 더 다양한 사업자들이 구독경제 생태계에 참여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