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판매 정보관리 시스템(POS·포스)을 스마트폰 안에 넣는 것만으로도 매장을 변화시킬 수 있지요. 손님 재방문율과 매장 운영 효율을 높이는 모바일 서비스로 새로운 포스 시장을 개척해 보고 싶습니다.”
핀테크 스타트업 페이히어의 박준기(31·사진) 대표는 2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예약부터 결제까지 모바일로 바뀌는 소비 트렌드에 최적화된 포스를 도입하는 소상공인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페이히어가 개발한 ‘페이히어 포스’는 스마트폰·태블릿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만 받으면 주문 접수·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다. 메뉴·상품 카테고리, 할인 적용, 테이블 주문 관리 등 기존 포스 단말기로 하던 일을 스마트폰으로 처리하고 보안 인증된 블루투스 카드 리더기를 이용해 결제와 영수증 출력도 할 수 있다. 기존 PC형 포스처럼 따로 단말기를 쓰지 않기 때문에 가입비나 월 회비가 없다. 박 대표는 “PC형 포스는 보통 3년 약정으로 소상공인이 갑자기 폐업하면 위약금을 내야하는 불합리한 구조”라며 “무료인 페이히어는 이 같은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장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의 이점도 살렸다. 매출 데이터는 실시간 클라우드에 저장돼 매일 매장 관리·분석 정보를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존 포스로는 알 수 없는 당일 테이블 회전율이나 메뉴·시간별 매출 등 사업주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해당 점포뿐 아니라 동종·주변 지역의 평균 매출, 메뉴 데이터를 볼 수 있는 앱 서비스도 내년 초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출시된 후 페이히어 포스를 쓰는 매장은 전국 6,200여 곳에 이른다. 그는 “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를 사용하듯 직관적이라는 입소문 덕에 새로 창업하는 20~30대 자영업자의 가맹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메뉴·가격 등을 바꿀 때 기존의 포스 관리 업체에 수정을 요청하는 수고 없이 앱에서 곧바로 고칠 수 있고 다양한 간편결제가 가능한 점도 가맹점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는 “제로페이나 지역 화폐 등을 결제하는 데 일일이 연동 앱을 내려받아 써야 하는 불편을 없앴다”며 “앱 하나로 간편결제까지 가능한 모바일 포스는 페이히어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가천대에서 경영학과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한 박 대표는 국내 전자결제대행(PG) 기업에서 2년간 개발 업무를 담당한 엔지니어다. 포스 시장이 유선에서 모바일로 급변할 것으로 내다본 그는 회사를 나와 2019년 창업한 후 포스 개발에 직접 참여했다. 그는 “세계 모바일 포스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 등 해외 기업들의 국내 진출도 예상된다”며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소상공인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기존에 포스 사용 빈도가 낮은 꽃집·네일숍·미용실 등으로 가맹 업종 확대를 추진 중이다. 가맹점을 연내 1만 개로 늘리는 게 목표다. 고객이 상점 방문 전 미리 비대면 주문·결제하는 ‘온라인 스토어’ 서비스도 테이블 예약 등까지 가능하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다. 그는 “포스 단말기가 없는 깔끔한 매장 인테리어를 선호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며 “고객의 모바일 경험이 매장 수익성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