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이상의 고학력 비정규직 근로자가 280만 명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고용 수치가 회복 중이라고 강조하지만 기간제나 시간제 같은 비정규직 위주로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질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대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는 284만 1,000명으로 1년 전보다 32만 명(12.7%) 늘어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806만 6,000명) 가운데 대졸 이상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35.2%로 지난해 같은 기간(33.9%)보다 1.3%포인트 상승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다만 통계청은 2019년부터 기간제 근로자가 통계에 추가로 반영된 만큼 2018년 이전과 2019년 이후 통계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근로 형태별로는 한시적 근로자가 202만 2,000명(71.2%)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시적 근로자는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는 기간제 근로자와 비자발적 사유로 계속 근무를 기대할 수 없는 비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한다. 이외 1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가 100만 5,000명(35.4%), 파견·용역·일일 근로자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포함하는 비전형 근로자가 55만 7,000명(19.6%)이었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 가운데도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낮은 기간제·시간제 근로자 등이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30 등 청년층 비정규직도 늘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20대 비정규직은 141만 4,000명, 30대 비정규직은 101만 6,00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20~30대 비정규직은 총 243만 명(30.1%)으로 1년 전보다 12만 5,000명 증가했다.
여타 지표를 보더라도 청년층 일자리의 질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와 2019년 3분기 청년 임금 근로자의 계약 기간을 비교했을 때 1년 이하 단기 계약은 1만 건 증가한 반면 1년을 초과하는 계약은 4만 6,000건 감소했다. 주당 근로 시간이 36시간을 넘기는 근로자는 같은 기간 13만 9,000명 줄어들었다. 대신 36시간 미만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는 10만 3,000명 증가했다. 특히 15시간 미만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는 3만 7,000명 늘어났다.
현재 일자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청년들 또한 상당수를 차지했다. 올해 3분기 현재 일자리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한 청년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동 분기 대비 8만 6,000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직 또는 추가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10만 7,000명에서 15만 8,000명으로 5만 1,000명(47.6%)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