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영화감독으로부터 과거 성폭력을 당했다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여성 A씨는 최근 강간치상 혐의로 남성 영화감독 B씨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고소했다고 2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외국에서 사업을 하던 A씨는 2003년 10월쯤 현지를 찾은 B 감독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식사와 술자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B씨가 속옷을 선물했고, 이후 B씨가 투숙한 호텔로 함께 이동했다가 지인들이 잠든 이후 B씨가 A씨를 방으로 따로 불러 성폭행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분하고 고통스러웠다”면서도 뒤늦게 문제 제기를 한 이유에 대해 “B씨가 유명인이라 고소할 엄두조차 낼 수 없었고,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라는 낙인도 우려됐다”고 전했다.
이후 2018년쯤 국내 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미투’ 운동을 접한 이후 성폭력 피해의 기억이 다시 떠올라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최근 귀국한 B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A씨는 덧붙였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광야 양태정 변호사는 “피해자분은 오랜 시간 고통받으며 괴로워하다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냈다”며 “진정한 사과를 원하고 있다.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B씨는 A씨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B씨는 “성폭행 사실은 없고, 속옷 선물도 내가 아니라 다른 지인이 한 것”이라며 “곧 공식 입장문을 내고 허위 사실에 대해 법적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A씨가 주장하는 사건은 18년 전에 발생해 당시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 10년을 넘겨 처벌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고소인 측은 "죄를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 경우 공소시효를 10년 연장하도록 한 개정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2023년 10월까지 기간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