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따뜻한 나라 출신 교황, 겨울에 움직기기 어려워"…국제망신 자초한 靑

방북 어려운 이유로 '기후' 꼽자

美 "아르헨 스키장 있는데" 반문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 및 회담 결과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 및 회담 결과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시기와 관련해 “따뜻한 나라 출신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움직이기 어렵다”고 밝힌 것을 두고 미국 워싱턴에서 아르헨티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의소리(VOA)는 3일(현지 시간) “(박 대변인은) 아르헨티나에 스키장이 있다는 것을 아느냐고 그레그 스커를러토이우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이 반문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의 관광도시 바릴로체에는 파타고니아 스키 리조트가 있으며 지난 2017년 7월에 이 지역은 영하 25.4도를 기록했다. 현실이 이런데도 박 대변인은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의 기후에 대한 이해 없이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기후를 꼽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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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박 대변인은 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교황께서 아르헨티나, 따뜻한 나라 출신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움직이기 어렵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인 데다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하는 북한의 상황도 악재다. 2018년에도 교황은 “초청하면 방북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의 초청은 없었다.

워싱턴 정가의 시각도 비슷하다. 로버타 코언 전 미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경 봉쇄와 최근의 미사일 시험 발사, 모든 유럽 국가들의 평양 주재 공관 폐쇄를 고려할 때 지금 당장 교황의 방문을 상상하기는 어렵다”며 “교황은 각국을 방문할 때 다른 도시들을 찾고 교회 예배에 참석하며 기독교 지도자들과 만나면서 사람들과 말을 나누기를 좋아하는데 북한에서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고 꼬집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교황을 실제로 초청할지 의문”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왜 교황 방문을 그토록 최우선 과제로 삼는지, 어떻게 그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황의 말과 행동이 김정은을 ‘불량 지도자(rogue leader)’에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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