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세계 경제가 4.6% 성장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국면에 도입되고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정상화 경로에 진입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하리라는 예측이다.
11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가 발표한 ‘2022년 세계경제 전망’에 따르면 내년도 세계 경제는 4.6% 성장해 올해(5.9%)에 이어 회복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5월 달 전망(4.3%)보다 0.3%포인트 오른 수치다.
미국·유로 지역·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흐름 회복을 중심으로 내년도 세계 경제 성장이 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팬데믹 위기 이후 회복 과정에서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며 “내년도 역시 정책 여력이 있는 선진국이 경기회복을 주도할 것”이라 설명했다. 신흥국의 경우 완만한 경기회복이 이뤄지겠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는 델타 변이의 확산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 말했다.
세계 경제 성장에 있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정부예산 제약 △녹색 전환 적응 지연과 병목 △불확실한 국제공조를 들었다. KIEP는 우선 앞으로도 정부의 막대한 선제적 투자가 수년간 이뤄져야 하지만 이미 집행된 확장재정이 부담이 되리라고 봤다. 적극적 재정이 위기 회복에는 크게 기여했으나 정상화 시점에서 성급한 거둬들이기 또는 소극적 대응이 경기 모멘텀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온다. KIEP는 재정 여력이 부족한 신흥국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가속화한 녹색 전환도 리스크 요인으로 제기됐다. 민간이 아직 적응·준비하지 못한 가운데 각국이 녹색 전환을 급격하게 추진하면서 공급 충격, 인플레이션, 에너지 리스크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한 백신 접종률 격차 등에 따른 국가 간 협력이 지체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저하할 수 있다고 언급됐다.
KIEP는 올 하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봤다. 김흥종 KIEP 원장은 “글로벌 공급망이 국지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체적인 성장률을 심각하게 끌어내릴 만큼 구조적 요인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내년도 금리와 관련해서는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서 주요국의 국채금리가 상승하리라 봤다. 이런 와중 공급망 병목 해소와 고용, 인플레이션율, 금리인상 시기의 불확실성 등이 변동성 확대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 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의존도가 크게 높아져 있다”며 “현재 위험 선호적인 투자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가 있겠다”고 말했다.
환율은 미국의 통화정책 차별화에 대한 기대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선진국의 정상화 조치 이후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신흥국 금융 여건이 악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에 따라 원화 소폭 강세 현상이 나타날 수가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KIEP는 내년도 평균유가가 WTI 기준 61.9달러로 올해 대비 소폭 낮아지리라 예측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원유 수요는 내년에도 견고한 회복세를 보이지만 화석연료의 신규 개발이 정체되면서 수급이 쉽지 않으리라고 봤다. 다만 내년도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소폭 많아 초과공급이 예상돼 올해보다는 가격이 내리리라는 것이 KIEP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