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년 세계경제가 4.6% 성장하며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탄소 중립을 위한 세계 각국의 급격한 ‘녹색 전환’이 성장의 발목을 잡는 하방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KIEP는 11일 ‘2022년 세계경제 전망’ 기자 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예상치(5.9%)보다 1.3%포인트 낮은 4.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KIEP가 지난 5월 내놓은 전망(4.3%)보다 0.3%포인트 오른 수치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3.8%, 중국 5.5%, 유로 지역 4.6%, 영국 5.3%, 일본 3.3%, 인도 7.9% 등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민간 부문 회복세 속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된다는 진단이다.
KIEP는 경제성장률을 저하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급격한 녹색 전환’을 꼽았다. 민간이 아직 적응하거나 준비하지 못했지만 각국 정부가 녹색 경제로의 이행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민간의 적응 지연과 병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정부가 지출하는 막대한 전환 비용도 문제로 지적됐다. 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정부와 민간의 역할 교대가 순조롭지 못할 경우 공급 충격과 인플레이션, 에너지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글로벌 공급망 병목과 원자재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도 ‘녹색 전환’이 꼽혔다. 환경·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녹색 경제에 필요한 희토류 채굴은 주로 중국에 집중돼 있었는데 최근 석탄 의존도를 낮춘 중국이 전력난을 겪으면서 글로벌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출, 그린·디지털전환 비용, 국가 간 백신 접종률 격차와 불확실한 국제 공조 여건 등이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내년도 원·달러 환율은 일상 회복 등 국내 경제 활동 활성화에 따라 소폭 하락하고 국제 유가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