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 승객으로부터 심한 폭언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40대 택시기사가 사건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승객이 당시 상황에 대해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TV'에는 '15억 아파트로 택시기사 갑질한 금수저를 만났다'는 제목으로 한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20대 남성 승객 A씨와 카라큘라의 인터뷰 내용이 담겼다.
앞서 A씨는 지난 5일 새벽 택시를 탄 뒤 잠들어 있다가 "다 왔어요"라고 자신을 깨우는 택시기사를 끌어내려 "이거 하면 얼마 벌어? 진짜 불쌍해. 네 엄마가 가진 게 없길래 이렇게 택시 타고 있어? 너 우리 집 얼마인지 알아? 거의 15억이야. 네 엄마가 이렇게 가르쳐서 너 이거 하는 거야"라며 폭언과 폭행을 했다.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자신의 부모님이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묻는 질문을 받은 A씨는 "(기분이) 많이 안 좋으실 것 같고 이 기회에 저도 정신 차리려고 집에서 반성 많이 하고 있었다"며 "택시기사님 치료비, 합의금 등 마련해서 정중히 사과드리려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A씨는 "사실 아직까지 기억이 잘 안 난다"면서 "택시를 어떻게 탔는지도 모르고 정신을 차려보니까 제가 경찰을 부르고 있었다"고도 했다.
A씨는 또한 "기억나는 건 기사 분이 신고했다고 하는데, 그 때는 단순 제가 먼저 욕설을 해서 시비가 붙은 간단한 사건인 줄 알았다"면서 "이틀 뒤 언론에 보도돼 제 잘못을 그 때 알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A씨는 "예전부터 술 먹으면 기억 안 나는 것도 있었고 누가 자다가 깨우면 짜증내는 부분들이 많았어서 약물 치료를 하려고 상의 중"이라면서 "학창 시절에도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깨우면 그랬다"고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A씨는 '심신미약을 인정 받으려는 의도가 있는지'라는 질문에 "그런 진단서는 절대 안 낼 것"이라며 "경찰 조사 가서는 절대 그런거 일절 언급 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A씨는 '우리집 15억이다'라는 발언을 두고는 "그동안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며 "자랑할 만한 거리도 아니고, 뭐 그렇게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다. 저도 알고 있는데 저도 왜 제가 그런 말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원본 블랙박스 영상을 본 A씨는 "이렇게 심한 것이었는지 상상을 못했다"면서 "제가 명백한 가해자고 사태 수습 잘하고 진짜 정중하게 꼭 사과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택시기사 B씨는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TV'와의 인터뷰를 통해 "(A씨가) '너희 부모가 너를 못 가르쳐서 택시 운전을 하는 거다. 그게 현실이다'라고 한 것을 부모님도 보셨을 텐데 얼마나 안타까워하셨겠냐"면서 "그 방송을 보고 언론에 제보한 것을 후회했다. 언론에 괜히 보냈다. 괜히 제보했다고 생각했다. 나한테는 제일 소중한 부모님인데 괜히 상처 드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B씨는 "부를 축적했더라도 사회 도의상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자기보다 못사는 사람들에게 유세 떨고 그러는 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