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양정철 등판설까지…구심력 잃은 李 '골리앗 선대위'

원팀 의식하다 지나치게 비대

"역동성 떨어져""의사소통 안돼"

당내 불만 확산…楊 행보에 관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권욱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권욱 기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지 2주 만에 위기론에 시달리고 있다. 당내 경선 후유증을 우려해 지나치게 원팀을 강조하다 보니 선대위가 비대해져 내부에서 제대로 된 의사소통도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양정철 등판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내부 혼선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선대위 구성과 역할에 대한 공개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정무조정실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선대위의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이 후보도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 후보도 선대위에 신속성과 기민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4일 민주당의 초선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선대위가 국회의원 중심, 선수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현장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선대위에 계파별 이해관계를 고려해 현역 의원들만 이름을 올렸을 뿐 실무 인력은 아직 배치가 완료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현재 선대위는 삐걱거리면 게 아니라 아예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지난주 말 후보가 부·울·경을 방문했을 때 당원들이 아예 모이지 않았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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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이 후보는 최근 선대위 주요 인사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공보 대응 등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선대위 체제를 개혁하기 위해 선대위 내 별도 비대위 구성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선대위가 갈피를 못 잡자 일각에서는 여권의 대표적인 전략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려온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구원 등판 가능성도 점쳐진다. 양 전 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리는 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모임이 주최하는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양 전 원장이 국회를 찾는 것은 지난해 4·15 총선 이후 약 19개월 만이다. 민주당 의원 중 약 40명은 양 전 원장의 직·간접적인 관여로 영입·공천됐다는 게 중론이다. 양 전 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내에서는 양 전 원장과 같이 대선과 총선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해본 인사들이 선대위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 전 원장은 지난 18대 대선과 19대 대선을 치러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 후보에게 선대위 운영과 관련한 조언을 수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들은 “양 전 원장은 ‘현재 선대위 체제는 핵심 의사 결정을 할 조직이 없어 대선 국면을 주도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양 전 원장과 가까운 한 여권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도 양 전 원장과 같은 큰 선거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을 중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법 있다”며 “양 전 원장 스스로도 대선에서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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