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마켓

美, 강한 소매판매와 꿈틀대는 국채금리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10월 소매판매가 좋게 나오고 월마트와 홈디포 같은 주요 업체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 관련 지표가 좋으니 앞으로 경제가 탄탄할 수 있다는 뜻인데요.

오늘은 소매판매와 관련해 추가로 생각해볼 것들을 간단히 알아보고 계속해서 높아질 수밖에 없는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해 추가로 살펴보겠습니다. 미중 관계에 대한 예측도 덧붙이겠습니다.

JP모건 4분기 미 GDP 전망 4%→5%…단, 인플레·조기소비 가능성도 고려해야


10월 소매판매 수치는 전월 대비 1.7% 증가했는데 이는 월가 전망치(1.4%)를 상회했습니다. 199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라고 하니 수치 자체가 좋은 것만큼은 명확한데요. 전체 13개 부문 가운데 전자제품과 건축자재, 자동차·부품 등 11개가 전월보다 판매가 늘었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인플레이션이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음에도 10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했다”고 전했는데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 수차례 말씀드린 대로 수요가 강하다는 얘기입니다. JP모건은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예상치를 4%에서 5%로 올려잡았는데요.

상황이 좋다는 것은 아니까 추가로 짚어볼 만한 부분을 알아보겠습니다. 첫째로, 10월 소매판매는 계절조정은 됐지만 인플레이션은 감안하지 않은 것입니다. 10월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6.2%, 전월 대비 0.9% 증가한 것은 다들 알고 계실텐데요.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10월 소매판매 수치(6,382억 달러)는 총 금액으로 정확한 물가상승분을 가늠이 어렵습니다. 10월에 3.9% 판매가 급증한 주유소를 보면 소비가 더 늘어났다기보다 거의 2배 가까이 오른 휘발유값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인데요. 소매판매를 볼 때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미국 뉴욕주 우드버리 아울렛에 위치한 몽클레어 매장에 손님들이 줄을 서 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두 번째로는 9월과 비교하면 식당과 술집 소비가 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증가율이 0%인데요. 여기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이 깊은 분야는 여전히 영향을 받고 있음과 고용대란의 파장이 만만치 않음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맨해튼의 맥줏집을 찾았는데 손님들은 꽉 들어차 있는데 서버가 부족해 난리였던 경험이 있는데요. 종업원이 부족하면 아무래도 매출에 타격을 받게 됩니다. 제때 서비스가 안 되기 때문이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용난과 높은 음식가격, 지속적인 코로나 환자로 일부 업종의 회복세가 약하다는 의미”라며 “일부 고객들은 여전히 실내 식사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번째는 ‘소비 당김’ 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건데요. 공급망 문제로 올해는 ‘얼리 블랙프라이데이’가 진행 중입니다. 베스트바이만 해도 지난 달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앞당겨 하고 있는데 이달 들어서는 아마존과 타깃을 비롯한 주요 업체들도 조기 세일을 하고 있는데요. 공급망 문제로 물건확보와 판매가 제때 안 될까봐 그런 겁니다. 미국의 한 가전업체 임원은 서울경제에 “공급난 문제로 물건확보가 안 될까봐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당겨 하는 것”이라며 “겉으로 티는 안 내지만 제때 물건확보와 판매가 안 될까봐 마음 졸이고 있다”고 했는데요.

물론 현재로서는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와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시즌의 소비가 매우 좋을 것이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이것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위에서 말씀드렸던 부분을 감안하면서 앞으로 나올 수치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연준 질타하는 목소리 계속 늘어 심리에 영향…10년 물 국채금리는 1.64% 넘어


실제 미국의 경우 경제 완전 정상화에 한발씩 더 다가가고 있습니다. 소비도 따라 좋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날 화이자는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신청을 했습니다. 입원과 사망확률을 89%까지 줄여준다는 획기적인 약인데요. 화이자 측은 연내 사용승인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달까지 가능할 수 있다는 건데요.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가 화이자의 약(팍스로비드) 1,000만 명분 구매를 공식 발표할 전망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여러 도구가 생기게 되는 것이죠.

계속해서 말씀드리지만 소비의 지속적인 개선과 상대적으로 탄탄한 경제는 꾸준한 고용증가를 불러오고 이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빠른 진행과 조기 금리인상 요구로 이어지는 배경이 됩니다. 특히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는 더 한데요. 전날에도 전직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를 포함해 월가의 거물들이 연준이 뒤쳐지고 있다며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었죠.

오늘도 이같은 상황이 이어졌는데요. 연준 내 매파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준금리가 3~4% 수준으로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은 총재의 발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금리에 있어 더 매파적으로 돼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1차적으로 코로나 직전인 1~2% 수준이 될 것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더들리 전 총재의 의견에는 반대하지만 어쨌든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는 셈인데요.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한때 연 1.64%를 돌파했습니다. 소매 강세에 묻혔지만 점차 윗쪽으로 꿈틀대고 있지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린제이 피그자 스티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다”며 “그들은 계속 인플레가 일시적이라고 한다. 물론 물가는 결국 2% 수준으로 내려가겠지만 우리는 임금 인플레 압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급망 문제가 중기적으로 해결되겠지만 임금 인플레는 더 오래가며 이는 연준에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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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닙니다. 9월 미국의 싱글하우스 렌트비가 전녀 대비 10.2% 두자릿수 폭등했다고 하는데요. 2020년에는 전년 대비 2.6% 수준이었습니다. 렌트비는 임금과 함께 인플레를 높은 수준에서 지속시키는 대표적 항목인데요. 이달 말 추수감사절 식탁에 오르는 칠면조 값은 20%나 급등했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연준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많아지고 렌트비와 장바구니 물가가 폭등하면 사람들의 심리가 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주요 전문가들이 나와서 연준의 정책실수 가능성을 제기하고 인플레이션 통제력을 잃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많은 이들이 “물가가 더 오르나보다”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은데요.

이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더 높아지고 물가가 실제로 더 상승하는 악순환을 낳습니다. 물론 공급문제를 금리인상으로 풀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금리인상으로 오롯이 집값을 잡을 수 없는데도 금융규제를 가하고 금리를 올리는 것처럼, 정부가 코너에 몰리면 결국 금리를 올려서 인플레 잡겠다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미중 갈등 앞으로 수년 간 지속…중국 경제도 투자도 신중해야


마지막으로 어제 있었던 미중 화상 정상회담 관련 후속 반응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전날 회담의 핵심은 뉴욕타임스(NYT)가 짚은 대로 확전은 피했으나 돌파구는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일부 협력 얘기가 있으나 이는 “잘 지내 볼까?”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A가 친구 B와 크게 다퉜다고 봅시다. 더 싸우지는 않기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그 동안의 앙금이 다 풀렸다고 보면 될까요? 절대 그렇지 않지요. 이 앙금을 푸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요. 또 서로 마지노선이 있어서 절대 못 내어주는 게 있고(중국은 대만), 누가 먼저 화해를 청하느냐·양보하냐 같은 자존심 싸움도 치열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정부가 대만의 독립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다. 핵심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방어에 나서느냐인데,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지원한다는 것은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실제 중국은 이번에 1단계 미중 무역협정과 관련해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다급한 건 국내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바이든이니 상황을 보겠다는 것이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정과 그에 따른 대중 수출 확대를 선거를 비롯해 정치적으로 잘 써먹었었습니다. 이게 잘 안 되면, 즉 트럼프 때 됐던 게 바이든 대통령 때 안 되면 농업수출이 많은 주에서의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고 공화당은 이 빈틈을 노릴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봐라, 바이든이 저렇다”고 이용하겠죠. 중국도 이를 알고 느긋하게 나오는 겁니다. 최대한 자기의 잇속을 차리기 위해서죠.

참고로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수십년 간 이어져 온 미국의 대외정책이지요. 거꾸로 대만 독립을 지원한다고 하면 이는 중국과 전면전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이 됩니다. 미국이 택할 정책이 아닙니다. 이걸로 양국의 관계가 좋아진다고 생각하면 기본 가정이 잘못된 것입니다. 대만 방어(대만관계법)와 독립추진은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어쨌든 양국의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켈리 안 쇼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부디렉터는 “이번 화상정상회담 자체는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양국의 긴장은 앞으로 수년 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 상황에서는 이 분석이 가장 적절하다고 보입니다. 미중 갈등은 쉽게 해결되는 사안이 절대 아닙니다. 오죽하면 정상회담 다음 날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얘기가 나왔을까요. 북한을 두고 미중이 협력한다는 말도 북핵 문제가 지난 수십년 간 풀리지 않은 일이라는 것만 봐도 큰 의미가 없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만큼 양국의 관계는 당분간 가시밭길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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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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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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