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으로 자궁이 없는 딸을 위해 54세 친모가 대리모 출산에 나선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호주 7뉴스 등에 따르면 호주 태즈매이니아주 릴리데일 지역에 사는 마리 아놀드는 희귀병인 ‘마이어 로키탄스키 쿠스터 하우저(MRKH)’ 증후군을 앓는 딸 메건 화이트(28)를 위해 대리 출산을 결심했다.
메건은 17세에 4,500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MRKH 진단을 받았다. 이는 정상적으로 2차 성징이 나타나지만 선천적으로 자궁 등의 일부가 결핍돼 임신과 출산이 불가하다. 메건은 다른 또래들과 달리 생리가 시작되지 않아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고, 그 결과 MRKH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건은 “(진단 받을)당시엔 10대였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이 어렵다는 것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2015년 남편 클레이드(28)를 만난 뒤 부모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메건은 “고맙게도 남편이 ‘언젠가 부모가 될 수 있을 거야’라며 언제나 응원해줬다”면서 “우리 부부는 대리출산을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건 부부의 대리 출산도 쉽지 않았다. 메건 부부는 2019년 1월 대리출산 기관을 통해 캐나다에 거주하는 여성을 대리모로 소개받았다. 그해 9월 캐나다로 건너가 직접 대리모를 만났고, 임신을 시도했다.
첫 번째 배아 이식은 실패했지만 2019년 12월 두 번째 시도에서 대리모는 메건 부부의 아이를 임신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출산은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태아의 검진 결과, 신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으며 출생 뒤에도 생존이 어렵다는 진단이 내려진 것이다. 아이는 임신 21주 만에 유산됐다. 메건은 “모두 가슴 아파했다"며 부모가 되려는 꿈은 거의 포기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후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져 대리출산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딸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지켜보던 어머니 마리는 직접 대리출산에 나섰다. 이미 폐경상태인 그는 임신이 힘들 것으로 생각했으나, 정밀검사를 받은 뒤 임신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정밀검사뿐만 아니라 여러 사례 연구, 법률 자문, 심리 평가까지 거쳐 의사들은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마리는 임신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은 뒤 임신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역시 험난한 과정이 반복이었다. 배아 이식이 세 차례나 실패했기 때문이다. 메건과 엄마 마리는 대리출산이 거의 불가능한 게 아닌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네 번째 배아 이식 시도가 성공했고, 그 결과 마리는 현재 임신 30주차에 접어들었다. 마리는 내년 1월에 딸이 그토록 바라고 기다렸던 손자를 출산하게 된다. 분만은 자연분만이 아닌 제왕절개로 이뤄질 예정이다.
마리는 “딸이 아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 경험”이라며 “처음 20주를 넘긴 뒤 정말 자신만만했다. 22년 전 임신했을 때와 비교하면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좀 더 피곤하지만 기분은 좋다”고 밝혔다. 매건은 “20주까지는 아기를 걱정했지만 지금은 엄마를 걱정하고 있다”며 “엄마에 대한 감사한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정말 특별하다. 이런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머니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