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업자 버라이즌과 코로나 19 백신 개발사 모더나 수뇌부를 만나며 글로벌 경영 활동을 재개했다. 이 부회장이 그리는 ‘새로운 삼성’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된 셈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의 미국 뉴저지주 본사를 찾아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진(CEO) 등 고위급과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버라이즌에 국내 통신장비 부문 역대 최대 규모인 7조9,000억원어치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 개인적으로도 베스트베리와 2010년 만난 이후 10년 넘게 친분 관계를 이어올 만큼 긴밀한 사이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양 사가 5G뿐만 아니라 6G 등 미래 기술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보다 하루 전인 16일(현지시간)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도 만났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에서 위탁 생산하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 조기 공급하기 위해 모더나 최고 경영진과 활발히 교류했다. 이 부회장과 아페얀 의장은 최근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공조와 더불어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삼성이 모더나로부터 백신 제조 핵심 기술을 이전 받을 수 있을지 주목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와 차세대 이동통신은 삼성의 대표적인 미래 성장 사업”이라며 “이 부회장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