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메타버스를 내세워 투자자를 현혹하지 말라고 기업들에 경고하고 있지만 이미 대세가 된 흐름에 기업들은 서둘러 올라타는 상황이다. 사이버 불안 등에 민감한 중국 정부는 메타버스 사업 가속화가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판 유튜브 업체인 비리비리가 17일 게임 업체 텐센트·넷이즈와 메타버스 개발을 위해 손잡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달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 등 3개 통신사는 여러 테크 기업들과 중국 최초로 ‘메타버스산업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제휴했다.
현실 세계의 확장을 통해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메타버스는 최근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는 등 최대 유망 시장으로 떠올랐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이에 뒤지지 않으려 관련 사업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부 기업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관영 매체들이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인민일보는 “최근의 메타버스에 대한 열광과 관련해 모든 사람이 이성적으로 임해야 한다”며 투자 광풍을 경계했다. 실제로 최근 메타버스 사업을 발표한 기업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직후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중국 경제일보는 “장기 투자와 개발이 필요한 프로젝트인 만큼 메타버스에 철없이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국의 경고 메시지에도 중국 기업의 메타버스 투자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버스 관련 산업은 오는 2024년 8,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르칸 토토 칸탄게임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유력 기업들은 메타버스 전쟁에서 뒤처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