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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루한 '박스피' 이어질까…美 소비 성수기 진입하지만, 금리 우려 여전[다음주 증시전망]

미국 증시 훈풍에도 움츠러든 코스피…3,000선 탈환 실패

美소비 성수기 진입, 동남아 코로나 완화는 긍정적

다만 美 장기금리 상승, 개인 양도세 회피 물량 우려 상존

코스피가 장중 3,000선을 회복했던 15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코스피가 장중 3,000선을 회복했던 15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주 코스피는 미국 증시에서 부는 훈풍에도 움츠러들며 3,000선 회복에 실패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하지만 미국의 10월 소매판매 수치가 예상치를 웃돌고, 미국의 소비가 굳건했지만 한국 증시까지 온기가 미치지 못했다. 증시는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 테마에만 기대는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소비 성수기 매출 호조를 예상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연말 개인 대주주 양도세 회피 매도물량 출회에 우려가 증시를 무겁게 짓누르며 박스권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46.10포인트(1.58%) 오른 2,971.0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19일 외국인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49.27포인트(4.96%) 오른 1,041.92에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주 초반 1,000선을 이탈했다가 반등하며 1,000선을 탈환했다.

3,000선 고지를 못 넘는 데는 거래대금이 줄어든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분기 33조3,000억 원, 2분기 27조1,000억 원, 3분기 26조3,000억 원으로 줄었다. 코스피만 놓고 보면 현재 일평균 11조원대로 내려앉아, 개인들이 저가매수로 시장을 떠받치는 지렛대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다.



실제로 한 주간 수급 동향을 살펴보면 코스피는 외국인(1조3,337억원)이 대량 매수에 나섰지만 개인(-3,643억원)과 기관(-1조1,005억원)의 매도세에 상단이 막혔다. 다만 코스닥은 개인과 기관, 외국인이 일제히 659억원, 376억원, 910억원 씩을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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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들의 박스권 횡보세는 이번주에도 이어졌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내 종목들 가운데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면 상승폭이 적거나 하락 마감했다. 애플카 출시 가속화 기대감이 반영돼 LG전자, LG이노텍 등이 강세를 보였으며 전일 엔비디아 호실적에 따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강세 영향에 SK하이닉스와 중소형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증시가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 우려와 연말 소비 성수기의 영향 아래 놓일 것으로 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이고 시중금리는 이미 금리인상을 선반영하고 있다”며 “한국보다는 미국 금리상승 압력이 주식시장에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10월보다 6.2% 높아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22년 조기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완화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인플레이션 논란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주식시장의 할인율 상승부담은 우려요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국내 증시에 상승 동력을 불어넣었던 NFT 기업의 주가 변동성은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사업의 실체가 구체화되지 않은 단계에서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향후 변동성이 높아질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밈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에 관한 주의를 경고했다.

연말 개인 대주주들의 양도세 회피를 위한 매도 물량도 주의할 지점이다. 11월 들어 개인들은 1조6,000억 원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연말 양도세 회피 물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이 소비 성수기 구간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있는 점은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공급망 혼란으로 물가상승이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최근 월마트 등 거대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늘리는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동남아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며 제조업의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고 미국에서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도 소비가 견조한 점은 긍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성장주로 쏠림이 강한 상황인데 11~12월 미국 소비 성수기의 매출 호조는 이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미국 소비와 관련된 대형 경기민감주들을 사모아 가야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관심업종으로 반도체, 자동차, 유통, 항공을 꼽았으며 다음주 코스피지수가 2,900~3,05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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