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날씨가 많이 춥지?”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고 거의 2년 만에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전 학년이 전면 등교를 시작한 22일 아침. 서울 서초구 이수초등학교는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학생들의 등교 행렬로 활기가 돌았다. 선생님과 학교 보안관 등 학교 관계자 4명이 후문 앞에 나와 등교하는 학생들을 반갑게 맞았다. 이따금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학생이 있으면 “마스크를 끝까지 올려 달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라 감염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대다수 학생과 교사들은 대면 수업과 오프라인 활동 등에 기대감을 보였다. 4학년에 재학 중인 김 모 군은 “지금까지는 학교를 조금 가서 심심했는데 이제 친구들을 매일 볼 수 있어서 신이 난다”고 말했다.
이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가운데 교육 부문은 지난 18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방역과 학교 현장 준비를 위해 3주 늦게 일상 회복 체제로 돌입했다. 전면 등교 수준으로 학사 일정을 운영하던 지방에 이어 이날부터 수도권 학교도 겨울방학이 예정된 다음 달 말까지 매일 등교 수업을 실시한다. 교육부는 일부 과대·과밀 학교를 제외하면 수도권 전체 학교 중 약 97%가 전면 등교를 시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등굣길에서 만난 서울 노원구 당현초 4학년 강 모 군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때는 집중도 잘 안 되고 지루했는데 이제 학교에 매일 나가게 돼 공부도 재미있을 것 같고 숙제도 제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코로나에 걸릴까봐 걱정도 되지만 마스크를 잘 쓰고 조심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날 강서구 염창중학교는 학년별로 입구를 분리해 학생들을 등교시켰다. 수도권 중학교는 코로나로 등교 수업 일수가 가장 적었던 만큼 전면 등교에 대한 설렘이 더 큰 모습이었다 .염창중에 다니는 A 양은 “코로나 걱정은 되지만 방역 수칙을 잘 지켜 전면 등교가 정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교사들도 전면 등교의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했다. 서울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B 씨는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사회성도 배우는데 코로나19로 이 부분에 대한 공백이 컸다”며 “감염병이 우려되지만 교육적인 측면에서 볼 때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자녀들을 등교시킨 학부모들은 전면 등교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부 중고등학교 학부모들 상당수는 전면 등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학부모 C 씨는 “수험생들이 올해 수능을 어려워했다고 했는데 코로나로 학교에서 제대로 수업을 못 들은 영향도 큰 것 같아 다시 원격 수업으로 돌아가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학생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면 등교를 실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실제 수능 전날인 17일에는 일일 확진 학생이 무려 502명까지 치솟았다. 지난 2일 53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두 번째다.
초등학생 2학년 자녀를 둔 박 모 씨는 “최근 한 달 동안 같은 학년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아이가) 4번이나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며 “어른들도 쉽지 않은데 아이들이 여러 번 받는 게 너무 힘들 것 같아 지금 전면 등교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임 모 씨도 “겨울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요즘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어서 ‘내년 신학기부터 하는 게 더 좋았겠다’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학생층에서 상대적으로 확진자가 증가하는 점 등을 고려해 학생 백신 접종을 권유하고 있다.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 여부도 곧 발표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중 시설을 이용할 때 백신 접종 여부를 증명하는 ‘방역패스’ 도입을 18살 이하에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주 안에 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