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초면에 나이부터 묻는다면 당신도 ‘꼰대’…삶의 태도 변화 필요

국내 대표 카피라이터 정철의 <꼰대 김철수>

젊은 꼰대라는 말이 있다는 요즘 어른이면 다 ‘꼰대’

이미지=허밍버드이미지=허밍버드




요즘 조언을 빙자한 훈계를 늘어놓으면 꼭 듣게 되는 반문이 있다. “혹시 꼰대세요”가 바로 그것. 국어사전에서는 ‘꼰대’를 늙은이를 일컫는 은어로 정의하고 있지만, TV 프로그램에 나온 한 중학생은 “어른은 모두 꼰대”라고 나름의 정의를 내렸다. 아이의 시각에선 나이를 막론하고 ‘라떼는’을 말하는 어른이 모두 ‘꼰대’로 비쳤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중학생조차 이 ‘꼰대’라는 말의 의미를 알 정도로 요즘 이 말이 여기저기서 많이 쓰인다. 최근 들어서는 ‘젊은 꼰대’ 논란까지 일고 있다. 신입생들의 옷차림을 단속하고 말투까지 훈계하는 20대 초반의 대학 선배, 사회생활 몇 개월 먼저 시작했을 뿐인데 신입에게 텃세 부리며 ‘왕’노릇 하려는 고작 한두 기수 위의 선배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렇게 늙은 꼰대뿐 아니라 젊꼰(젊은 꼰대)라 불리는 이들까지 주변에서 꼰대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주변에 널린 ‘꼰대’에 대해 재미있게 다룬 책이 있다. 바로 <꼰대 김철수>다. 이 책의 저자는 ‘사람이 먼저다’, ‘사람을 향하라’, ‘나라를 나라답게’ 등 짧은 문장으로 온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 국내 대표 카피라이터이자 작가다.

저자는 누구나 될 수 있는 꼰대를 ‘김철수’라 이름 지었다. 다시 말해 ‘꼰대 김철수’는 바로 우리 모두의 자화상인셈이다. 그런 김철수가 자주 하는 말은 “왕년의 내가”, “요즘 젊은 것들은”, “버르장머리 없는놈” 등이며, 좋아하는 것은 ‘통일’이다. 민족통일이 아닌 점심 메뉴 통일, 헤어스타일 통일, 가방 통일의 통일이다. 김철수가 좋아하는 것은 오지랖과 반말, 권위, 갑질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자신 역시 꼰대였다고 고백한다. 아니 하루가 다르게 꼰대가 되어갔다고 한다. 하지 않아도 되는 간섭과 지적, 조언, 충고, 호통을 쏟아내고 있는 자신을 인지하게 된 순간 이 책을 썼다는 게 저자의 고백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꼰대를 색출해 고발한 후 창피를 주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자. 저자는 꼰대라는 화두를 핑계로 우리의 생각과 태도, 삶을 대하는 자세를 돌아보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이 책은 전체 5부로 이뤄져 있으며, 1부에선 우리 철수들의 머릿속에 눌어붙은 통념을 향해 ‘아니오’를 외치며 생각 전환의 문을 열게 한다. 2부에선 ‘A와 B’ 형태로 두 단어를 동시에 살피면서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발견한다. 3부는 나와 타인을 둘러싼 생각들에 균열을 내는 글들을 통해 ‘남’을 손가락질하는 철수들의 손에 ‘나’를 들여다볼 거울을 쥐여 준다. 이어 우리 머릿속에서 지워야 할 ‘꼰대어’와 관련 표현들 4부에서 소개하고, 꼰대라 불리는 이들, 꼰대를 지적하는 이들 모두를 끌어안으며 보다 나은 미래를 기약하며 5부를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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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스스로 ‘꼰대’인지를 체크할 수 있는 리스트를 공개한다. 다음의 다섯 가지 중 3개 이상 해당한다면 당신도 이미 ‘꼰대’다. 그런 당신에게 이 책을 펼쳐 꼰대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볼 것을 권한다.

하나, 사람을 만나면 나이부터 확인하고, 나보다 어리면 반말을 한다.

둘, 요즘 젊은이들은 노력은 하지 않고 세상 탓만 하는 것 같다.

셋, “내가 너만 했을 때”라는 말을 자주 한다.

넷, 나보다 늦게 출근하는 후배가 거슬린다.

다섯, 후배가 커피를 알아서 대령하지 않거나 회식 때 삼겹살을 굽지 않으면 불쾌하다.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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