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자율주행의 꽃 'HD맵'…네이버, 서울시와 강남일대 구축 마무리

강남 61km 지역 이달 중 구축 완료

자율주행에 필요한 도로 정보 담겨

카카오도 최근 HD맵 스타트업 인수

사진 제공=이미지 투데이사진 제공=이미지 투데이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고정밀지도(HD맵) 분야에서 국내 IT 기업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HD맵은 자율주행의 ‘센서’이자 ‘두뇌’ 역할을 하는 필수 인프라다. 현재 위치를 정확히 알고 효율적인 경로를 계획하는 데 활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연구·기술(R&D)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는 서울시와 함께 최근 강남 61km 지역에 대한 HD맵 구축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 기업이 서울시와 협력해 자율주행용 HD맵을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강남은 서울 내에서 HD맵을 제작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달 중 개발을 마쳐 다음 달 검증 작업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2~3년 내로 서울 전역을 HD맵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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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고정밀지도(HD)맵 제작 방식. 모바일매핑시스템(MMS)과 항송사진을 활용해 ‘하이브리드 HD맵핑'이라고도 불린다.네이버의 고정밀지도(HD)맵 제작 방식. 모바일매핑시스템(MMS)과 항송사진을 활용해 ‘하이브리드 HD맵핑'이라고도 불린다.


네이버와 서울시가 만든 HD맵에는 교차로, 신호등, 교통 표지판, 주변 구조물 등 자율주행차가 운행하는 데 필요한 온갖 도로 정보를 차선 단위로 담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모바일매핑시스템(MMS·이동체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는 기술)인 ‘R1’으로 수집한 데이터와 항공촬영 이미지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HD맵을 개발했다. 여기에는 공간 데이터 처리에 특화된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솔루션 ‘ALIKE’가 적용됐다. 덕분에 다른 HD맵과 달리 오차를 보완하는 기술이 한 층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를 들어 MMS로만 측정하면 간혹 가로수나 차량에 가려 일부 차선과 교통 표지를 놓칠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까지 잡아내 완성도를 높였다. 강남 지역 HD맵의 수평·수직 오차는 각각 2.5cm, 8.0cm로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5’ 수준의 높은 정밀도를 갖추고 있다. 자율주행에서 보통 10~20cm 수준의 오차만 달성해도 신뢰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최근 카카오(035720)도 HD맵 전문 스타트업을 인수·합병하며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1일 스트리스와 연내 합병하고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창업한 스트리스는 도로 정보 수집부터 정보 가공·정합, 고정밀 지도화, 용도별 최적화에 이르는 HD맵 구축의 전 과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카카오 측은 “스트리스는 해외에서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현지화 솔루션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국내 주요 정부기관, 대기업과의 협업으로 국내 HD맵 구축에서 최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AI 기술을 활용한 HD맵 개발에 나선 상태다. 전국 도로를 촬영한 영상을 AI로 분석해 기본적인 도로 정보에 더해 좌·우회전 시 필요한 각도나 기울기처럼 상세한 정보를 담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D맵은 모빌리티 분야뿐만 아니라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디지털트윈, 메타버스 등 3차원 공간 정보가 요구되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어 확장성이 큰 기술”이라며 “여러 IT 기업들이 뛰어드는 만큼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생태계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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