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각 상임위원회의 예비 심사를 통해 교통방송(TBS) 출연금과 도시재생지원센터 지원금 등 서울시가 삭감했던 예산을 복원했다. 반면 장기전세주택과 지천르네상스 같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에 대한 예산은 삭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인 서울시의회와 국민의힘 소속 오 시장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내년도 예산안 확정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0일 서울시의 내년 TBS 출연금을 시가 제출한 252억 원에서 136억여 원 늘어난 389억 원으로 수정하는 안을 가결했다. 앞서 서울시는 내년 TBS 출연금을 252억 원으로 올해 375억 원에서 123억 원 삭감한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문체위의 예비 심사안이 확정되면 내년 출연금은 올해보다 14억 원 늘어난다. 서울시는 TBS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재정 자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의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체위 소속 경만선 시의원은 “389억 원은 시가 지난 8월 시의회에 출연 동의안을 제출했을 때 제시했던 금액”이라며 “출연에 동의했던 금액대로 예산을 복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을 통해 서울시에서 독립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하고 있고 일부 진행자들의 정치적 편향성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도 앞서 서울시가 대폭 삭감했던 도시재생지원센터 예산을 42억 원 증액하는 안을 29일 가결했다. 반면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인 지천르네상스를 추진하기 위한 수변 중심 도시 공간 혁신 예산 32억 원은 전액 삭감했다. 또 다른 역점 사업인 장기전세주택 건설 추진 출자금도 40억 원 감액했다. 도시계획관리위는 지난주에도 오 시장의 주요 사업인 상생주택 예산을 삭감한 바 있다.
각 상임위 예비 심사 결과는 12월 3일 시작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회부된다. 예결위는 상임위 예비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심사를 진행한 뒤 예산안을 조정해 16일 예정된 본회의에 상정한다. 변경된 내용에 대해서는 본회의 전 해당 상임위의 동의를 다시 받는다. 민주당이 시의회의 전체 110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임위의 예비 심사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