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메타버스 세상은 현실보다 10배는 빠르게 움직입니다. 벤처캐피털(VC) 크릿벤처스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야만 추후 대형 투자도 가능합니다. 컴투스그룹은 모든 단계에서 투자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기회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는 게임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기업인 컴투스그룹의 투자 실행을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투자액은 5,000억 원에 이른다. 데브시스터즈·위지윅스튜디오·코인원·케이뱅크 등 투자 면면도 화려하다. 컴투스는 지난 10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한 기업들의 가치가 1조 원을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투자한 지 1년이 채 안 돼 기업가치가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콘텐츠·블록체인을 중심으로 한 성공적인 투자 행보는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출시에 자신감을 갖게 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컴투스그룹은 본사는 물론 지난해 8월 설립한 VC 크릿벤처스를 통해서도 활발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송 대표는 크릿벤처스 대표직을 겸임하고 있다. 크릿벤처스는 설립 1년여 만에 운용 자산 925억 원을 끌어모았다. 그간 유한책임투자자(LP)로 간접투자를 이어오던 컴투스가 업계에서 가장 빠르고 적극적인 투자자로 변신한 것이다. 송 대표는 크릿벤처스와 본사 직접투자의 연계를 강조했다. 크릿벤처스가 막 탄생한 성장성 높은 기업들을 포착한다면 컴투스는 경영권까지 바라보며 상대적으로 몸집이 큰 기업을 목표로 투자 전략을 가져간다. 송 대표는 “얼리스테이지(early stage) 단계 회사에 접근하고 투자하기 위해 VC를 만들었다”며 “갓 창업한 회사들은 경영권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전략적투자자(SI)보다 재무적투자자(FI)를 먼저 찾아오는 경향이 있어 덩치 큰 컴투스의 투자를 꺼려 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의 자신감도 뒷받침됐다. 옥석을 가려내는 안목만 있다면 기업가치가 조금이라도 낮을 때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송 대표는 “3년여간 간접투자를 지속해오며 투자 생태계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며 “타 VC들의 투자 기준을 학습해나가며 직접 해볼 수 있다는 판단이 든 후에 크릿벤처스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크릿벤처스에는 컴투스 투자 부문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소속돼 있다. 투자 전 단계부터 크릿벤처스와 컴투스그룹이 ‘한 몸’으로 움직이는 셈이다.
송 대표는 “블록체인 세상의 하루는 현실의 한 달처럼 흘러간다”며 시장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투자의 기민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대표는 빠른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마다 크릿벤처스의 운용 자산을 1,000억 원씩 더하면서 유망한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