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삼성전자 4%↑…외국인 넉달만에 최대 매수 [코스피 2% 뛰며 7일만에 반등]

外人, 삼성 4,000억어치 사들여

곳곳서 반도체 업황 개선 신호에

순매수 기조 3주 가까이 이어져

테스나 등 반도체 장비주도 훈풍

"오미크론에 낙관론 위험" 지적도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가 4% 이상 급등하며 분위기 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데다 외국인투자가들의 순매수 역시 3주 가까이 이어지고 있어 ‘7만전자’ 탈출에 대한 희망도 다시 싹텄다. 전문가들도 반도체 다운사이클(하락 국면)이 훨씬 빨리 끝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지만 아직 ‘오미크론’ 변동성이 큰 만큼 매수 접근은 신중할 것을 권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35% 뛴 7만 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598만 주(4,392억 원어치)를 ‘폭풍 매수’한 덕이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 8월 4일(5,285억 원) 이후 가장 컸다. 삼성전자우(005935)선주에도 845억 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이날 외국인투자가들이 사들인 코스피 현물 금액이 9,089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순매수 금액의 약 60%를 삼성전자를 사는 데 쏟아부은 셈이다.



이날 삼성전자가 반등하며 반도체 소재·장비주에도 훈풍이 불었다. 특히 삼성전자가 대규모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투자를 결정한 상황에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테스나(14.00%), 네패스아크(13.05%), 한미반도체(6.44%), 하나마이크론(5.85%) 등 시스템 반도체 장비주들이 급등했다. 코스피 대장주의 약진은 코스피지수도 강하게 끌어올렸다. 이날 코스피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부담과 미국 증시의 약세에 장 초반 불안한 흐름을 보였지만 삼성전자를 향한 외국인의 러브콜이 쏟아지며 6거래일간 이어진 하락세를 끊고 60.71포인트(2.14%) 급등한 2,899.72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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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외국인투자가들은 약 3주 전인 지난달 15일부터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액은 1조 5,491억 원에 이른다. 외국인이 7월부터 10월까지 삼성전자만 10조 2,62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던 점을 고려할 때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다운사이클의 종료 시점이 기존 전망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받는 분위기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비교해 유독 약세를 보인 것을 외국인 수급 개선의 이유로 꼽고 있다. 앞서 글로벌 투자 업계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메모리 반도체의 다운사이클이 이어지리라 전망했지만 최근 반도체 업황 둔화가 생각만큼 나쁘지 않자 ‘내년 2분기 바닥론’으로 의견을 수정하는 추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D램 가격 협상이 우려와 달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북미 클라우드 사업자와 델·HP 등 PC 업체들의 4분기 D램 주문량이 기존 전망치를 30%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제 PC 수요에 민감한 D램(DDR4 8기가) 현물 가격은 7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차질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튼튼한 수출 체력이 확인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1% 증가한 604억 달러로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월간 기준 최대 기록을 세웠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부진이 우려됐지만 정작 수출액은 120억 4,000만 달러를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40.1% 급증했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고정 가격이 전 분기에 비해 소폭 하락했으나 해외 업체가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데이터센터 투자 재개 등이 가속화되며 기업용 SSD(저장 장치)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미크론발 변동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나친 낙관론은 위험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현물 가격의 반등으로 업황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보도가 나오지만 (현물가 상승은) 지난해 저점에 10% 차이로 근접하면서 딜러들의 눈치 보기가 시작된 상황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며 “세트 업체들의 메모리 재고라는 우려 요인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미크론이라는 돌발 변수의 등장은 금융시장에 분명 좋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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