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항공부대가 48년만에 ‘항공단’규모로 부활했다. 북한 무력 도발시 적진을 빠르게 파고드는 ‘입체고속 상륙작전’을 성공시킬 핵심 전력이 될 예정이다.
김태성 해병대 사령관은 1일 경북 포항 해병대 항공단 기지에서 ‘해병대 항공단 창설식’을 주관했다. 항공단은 전시 상륙작전 임무 투입은 물론 국가전략도서 방어, 신속대응작전, 재해·재난지원 등 다양한 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김 사령관은 이날 행사에서 “해병대 항공단이 국가전략기동군으로 임무를 수행할 ‘공지기동 해병대’의 강력한 날개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항공단 창설이 해병대 미래를 여는 첫 비상임을 명심하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초대 항공단장으로 취임한 지은구 대령(해사46기)은 취임사에서 “한국형 공지기동부대 역량 강화를 위해 전투준비된 해병대항공단을 만들어 나가는데 매진하겠다”고 화답했다.
해병대 항공단의 주력 기종은 국산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과 상륙공격헬기 ‘마린온 무장형’이다. 이중 마린온은 이미 개발 완료돼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순차적으로 일정한 대수가 도입되고 있다. 마린온 무장형은 2030년까지 24대가 도입된다. 마린온 무장형은 기존 마린온을 기반으로 방어용 장갑과 무장능력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개량개발된다. 특히 유무인 복합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임무 수행 능력이 한층 향상될 예정이다.
해병대 항공부대의 효시는 1958년 3월 1일 창설된 ‘제 1 상륙사단 항공관측대’이다. 한국전쟁을 겪으며 자주적 항공 전력의 필요성을 절감한 해병대가 휴전 이후 항공대가 포함된 상륙사단 창설을 계획하면서 첫 항공부대가 탄생한 것이다. 해병대는 항공관측대를 기반으로 1973년까지 항공기 23대, 항공인력 125명을 양성하며 전력을 키웠다. 해병대 항공부대는 1965년 10월 베트남전에 해병대 청룡부대의 일원으로 파견돼 우리 군 최초의 해외파병 항공부대로 기록되기도 했다. 당시 베트남에서 1971년 12월까지 약 450여회(총 1,537시간)에 달하는 비행임무를 통해 정찰, 함포 유도, 전단살포, 항공화력지원 등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1973년 해병대사령부가 해체되면서 항공부대도 해군으로 통합됐다. 해병대는 항공부대 부활을 위해 차근 차근 준비해왔다. 지난 2008년 해병대 조종사가 재탄생했으며 2014년 9월에는 해병대 산하에 항공병과를 재창설했다. 2018년에는 마린온 1~2호기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번 해병대 항공단 창설식에는 미국 태평양해병부대(MFP)의 스티븐 R. 러더 사령관(중장), 주한미군 해병부대 사령관(MFK) 브래들리 S. 제임스 소장, 브라이언 W. 커버너 미국 제 1해병비행사단장(소장)과 인도네시아 무관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해병대 항공부대 역사와 함께했던 권순각 예비역 대령(해간26기, ’59년 임관) 등 해병대 항공병과 예비역들이 지은구 항공단장과 함께 마린온에 탑승해 기지 주변을 비행후 행사장에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미 해병대는 이번 항공단 창설을 계기로 항공멘토프로그램에 대한 상호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를 통해 해병대 항공단은 미 해병대 항공부대와 함께 항공부대 운용에 대한 상호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주기적인 교류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항공부대 야전운용, 항공전술 및 훈련, 항공군수 및 안전통제 등 전문지식 및 기술을 공유해 자주적 항공작전 능력 강화는 물론이고 연합작전 상호운용성을 증진할 계획이다.
해병대는 “항공단 창설을 통해 국가전략기동군으로서 입체적인 공격 능력과 기동력을 갖추게 됐다”며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도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