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가족사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비천한 집안’이라고 한 말에 대해 5일 일제히 비판했다. 이 후보가 소위 가족을 ‘셀프 디스(스스로 폄훼)’하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조카의 살인사건 변론, 형수 욕설,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등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에서 이 후보를 겨냥 "딱한 가족사에 대해 국민은 아무도 묻지 않았다. 심지어 누구도 비난한 적 없다. 그런데 스스로 '출신이 비천하다'고 말하며 자신의 일생에서 벌어진 일들 모두가 그 '비천한 출신 탓'이라고 돌려세웠다"며 "국민비하로 이어진 이 후보의 비루한 감성팔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후보는 가족사를 언급하며 "누가 흉을 보더라. 제 집안이 엉망이라고"라며 "제가 출신이 비천해 주변을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 하지만 제가 그렇게 태어난 걸 어떡하겠느냐. 진흙 속에서도 꽃은 피지 않느냐"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그분'의 '대장동 게이트 의혹', '살인자 전문 변호 논란', '변호사비 대납의혹', '형수욕설 논란'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 '비천한 출신 탓'이라는 건 견강부회(牽强附會)"라며 "이 후보가 국민들에게 해명해야 할 수많은 의혹들을 철 지난 감성팔이로 극복해보겠다는 뻔히 보이는 수"라고 꼬집었다. 그는 "바둑에서 '고수는 지고 나서 억지를 부리지 않고, 하수는 지면 푸념을 늘어놓는다'는 말이 있다. 이 후보의 수는 '하수 중의 하수'"라고도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비천한 집안이라서 주변에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는 말은 국민 모독"이라며 "가난하게 크면 모두 이 후보처럼 사는 줄 아는가, 두 번 다시 이런 궤변은 하지 말라", "가난하게 큰 사람은 모두 형수에게 쌍욕하고 조폭·살인자를 변호하는가"라고 이 후보를 저격했다.
반면 같은 당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 후보를 응원했다. 그는 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냈을 가족에 대해 온갖 거친 말이 오갈 때 인간 이재명은 얼마나 가슴이 찢어졌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이 온통 검사 출신들로 들끓고 비전 설정도 없이 오로지 분노와 적개심으로 뭉쳐진 윤석열 후보가 아닌 우리 국민들과 함께 진흙탕에서 뒹굴며 살아온, 나라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아는 검증된 이재명 후보에게 마음을 열어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