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담도암으로 투병 중인 윤성근(62·사법연수원 1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자신의 언론 기고문을 모은 책의 인세 2,000만 원을 자폐인 지원 단체와 북한 인권 단체에 기부한다.
7일 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윤 부장판사는 칼럼집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을 판매해 얻은 인세 2,000만 원을 자폐인들을 지원하는 ‘한국자폐인사랑협회’와 북한 인권 단체 ‘물망초’에 각각 1,000만 원씩 기부하기로 했다. 책은 윤 부장판사가 언론사에 기고한 칼럼과 강연 녹취록을 모은 것으로 사법연수원 동기인 강민구 부장판사가 지난달 펴냈다. 윤 부장판사는 현재 말을 하기 어려운 정도로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간 비용은 송종의 전 법제처장이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공익법인 천고법치문화재단에서 전액 지원했다. 책이 나오자 법조계에서 십시일반 후원이 쇄도해 출간 20여 일인 만인 지난 5일 1쇄 5,000권이 완판됐다. 법치주의를 위한 윤 부장판사의 열망을 사회적으로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전자책으로도 발간해 온라인에서 어느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책은 투병 중인 윤 부장판사의 인사말이 백지로 남아 있다. 다만 동기 법조인들을 비롯한 각계 인사 34명의 추천사와 격려사를 실었다.
한편 1998년 인천지법 판사로 임관한 윤 부장판사는 2015∼2017년 서울남부지법원장을 지냈으며 이후 재판부 업무에 복귀했다. 여러 차례 유엔국재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전문가회의 대한민국대표단을 맡은 국제법 전문가로 현재 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 한국국제사법회·국제거래법학회 고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