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9일 오후 KBS에서 방송 예정이었던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의 정강·정책 방송 연설을 취소했다.
이날 선대위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사전 녹화했던 노 위원장의 연설 방송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퇴 등 구체적인 거취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만큼 당에서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까지도 선대위 지도부는 노 위원장을 안고 가려는 분위기였다.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을 맡은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사람이 살다보면 젊은 시절에 실수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두둔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노 위원장의 발언을 구글링 해서 보고 있으니 좀 있어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노 위원장의 잇단 망언 논란에 비판적인 여론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자 당에서도 크게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직할 조직인 총괄상황본부도 이날 오전에 회의를 열고 ‘노 위원장이 자진사퇴를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오후 파주 동화경모공원에서 열린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안장식이 끝나고 취재진과 만나 “당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발언 논란으로 공동선대위원장 내정 7시간 만에 철회된 함익병 씨와 비교하는 질의에 “그와 비슷한 형태로 처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 오세훈 시장 후보 유세 연설을 한 영상이 인터넷에서 퍼지며 ‘비니좌’라는 별명을 얻는 등 화제가 됐다. 노 위원장은 6일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깜짝 영입됐지만 이후 5·18민주화운동, 백범 김구, 긴급재난지원금 등에 비하성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