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오영이] 한겨울에 개봉한 공포영화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영상]

9일 개봉영화 <이상존재> 리뷰

개그맨 유세윤이 등장하지만

웃음기 쫙 뺀 '찐' 공포 선사



뭐 보지?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이상존재’ 리뷰 | 개봉영화는 오영이


개그맨 유세윤이 나온다. 장르는 코미디가 아니다. 추운 겨울 분위기를 더욱 오싹하게 만들 ‘리얼’ 공포영화다. 한국판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맞긴 하다.

영화 ‘이상존재’(감독 차진우)는 유세윤이 실제 어린 시절 남긴 각종 영상에서 시작된다. 카메라 앞에서 웃통을 벗은 채 춤을 추더니 “한순간의 저주도 공포도 모두 당신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라고 읊조리는 유세윤. 이어 그가 지난 30여 년간 겪었다는 정체불명의 소리와 불면증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개그맨’과 ‘공포’, 양립할 수 없을 것 같던 두 존재의 만남은 ‘진짜야, 가짜야?’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무엇이 가짜이고 어디까지 진짜일까. 그의 웃음 뒤에 감춰져 있던 ‘존재’를 파헤치기 위한 이 공포영화를 오영이가 먼저 만나봤다.

알 수 없는 소리… 귀신이라도 있는 걸까?


영화 ‘이상존재’ 스틸컷 / 사진=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이상존재’ 스틸컷 / 사진=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개그맨 유세윤은 매체를 통해 항상 밝은 웃음을 전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세윤과 함께했던 지인들은 하나같이 “조용하고 존재감 없던 친구”라고 입모아 말했다. 어린 시절 세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증거와 증언들이 영화를 통해 하나씩 밝혀진다.

‘중2병 영상’으로 잘 알려진 14살 중학생 유세윤이 남긴 홈 비디오 영상. 현관문 옆에서 웃통을 벗은 채 춤을 추고 있는 세윤의 뒤로 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그림자가 서성이는 게 보인다. 때로는 춤추는 그를 가만히 지켜보기라도 하는 듯 하다. 이를 시작으로 세윤은 이상한 동작을 반복하거나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을 내뱉는 등 기이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상 행동은 좀처럼 사라질 생각을 하지 않고 30여 년간 이어졌다. 세윤은 결국 후배 임우일과 함께 임시 숙소에 머물며 기이한 행동을 파헤치기로 한다.



세윤은 임시숙소에 도착해 거실, 부엌, 안방 등 총 세 대 카메라를 설치했다. 우일이 곧이어 집에 입성하면서 15일간의 ‘세윤 관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세윤은 우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거나 내가 좀 이상하다 싶으면 날 좀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바로 첫날부터 의문의 소리는 들려오기 시작했다.

관찰 프로젝트 1일차 밤. ‘똑, 똑, 똑’하는 소리가 명확히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는 시간을 거듭할수록 더욱 거세졌다. 식기들이 저절로 움직이거나 책이 스스로 떨어지는 등 기이한 움직임도 나타난다.

세윤은 자신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해 발생한 일이라 생각, 병원 상담도 받아보지만 소용없다. 기이한 일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할 뿐이다.



공통점은 분명하다. ‘지하 창고’다. ‘끼이익’ 소리와 함께 지하 창고의 문이 열려있는 게 카메라에 찍혔다. 그 뒤로 알 수 없는 존재가 세윤을 찾아온 듯 했다. 세윤은 무언가에 홀린 듯 한밤 중 집 밖으로 걸어나갔다. 대체 지하 창고에는 어떤 초자연적 기운이 있길래 세윤을 뒤흔드는 걸까.

그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무당을 불러 자신의 상태를 진단하기로 했다. 기어이 퇴마의식도 치른다.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듯한 세윤, 그날 밤 또다른 일이 벌어질 줄 모른 채 우일과 술 파티를 벌인다.

현실과 연출을 분간하기 어려운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 ‘이상존재’ 포스터 / 사진=(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이상존재’ 포스터 / 사진=(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다. 유세윤의 실제 어린 시절 홈 비디오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세윤의 어릴 적 모습을 증언하는 지인들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관객 스스로 사실과 연출을 추측하며 미스터리한 현상을 뒤쫓다 보면 더욱 흥미진진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어느새 유세윤과 임우일을 공포로 몰아넣은 알 수 없는 상황에 자연스레 몰입돼 미스터리한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유세윤이 주로 풍기는 유쾌한 분위기와 달리 웃음기를 쫙 뺀 미스터리에 충실한 공포영화라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개그콘서트>, <무릎팍도사> 등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뼈그맨’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터라 영화를 보면서도 ‘웃기겠지’하는 의심은 멈추기 힘들다. 코미디를 생각하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면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얼얼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15일간 세윤과 합숙하며 초자연적 현상을 보고 들은 우일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그때 당시 너무 충격적이었다, 다시는 세윤이 형에게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과연 그가 그동안 목격했다는 ‘그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아니면 과연 ‘그것’의 존재가 있기는 한 걸까. ‘블레어 위치’, ‘파라노말 액티비티’, ‘REC’ 등으로 대표되는 페이크 공포 다큐멘터리의 흥행 계보를 이을 수 있을 지 조금은 궁금해지는 영화 ‘이상존재’는 9일부터 전국 30여개 극장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미리 리뷰 영상을 보고 싶다면 유튜브에 ‘오영이’를 검색하면 된다.




김도연 인턴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