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HMM, 7년 만에 투기등급 탈출...'BBB-' 상향

한신평·나신평, 수익성 개선에 신용등급 올려

영업익 4배 늘고 주식 전환에 3조 자본 확충

내년 회사채 발행 등 시장 복귀 나설지 관심





HMM(011200)의 회사 신용도가 7년 만에 투기 등급에서 벗어나 투자적격등급을 회복했다. 해운 업황 개선으로 수익성이 높아진 한편 3조 원 규모의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돼 재무지표도 개선된 영향이다. HMM이 내년에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채권 시장에 복귀할 지 주목되는 가운데 회사측은 채권단 관리를 받는 상황이어서 신중한 입장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 9일로 HMM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BB-'로 상향했다. BBB 이상의 투자 적격 등급은 회사채 등 발행시 원리금 상환 가능성이 일정 수준 인정되지만 BB 이하 등급 채권을 사는 것은 투기적 투자로 간주된다.



HMM은 해운업 불황과 전신인 현대상선의 모태였던 현대그룹 재무구조 악화로 2014년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해 한신평은 2014년 3월, 나신평은 2014년 12월 각각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낮췄으며 이후 투자 등급을 회복하지 못했다.

관련기사



하지만 올 들어 장기 침체를 보였던 해운 업황이 빠르게 살아나 HMM의 수익성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물동량이 코로나19 여파에서 다소 벗어나고, 공급망은 위축돼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증한 때문이다. 해상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 해 초 2870.34포인트에서 이 달 초 4727.06포인트로 약 65% 급등했다.

업황 개선에 힘입어 해운업종은 올 해 신용평가사들이 분류하는 12개 산업별 업종 중 유일하게 순차입금이 감소했다. HMM의 영업이익도 지난 3분기 말까지 4조 6,800억 원을 기록해 작년 한 해(9,800억 원) 보다 4배 넘게 많았다.

HMM의 실적이 개선되자 대규모 자본 확충이 이뤄져 재무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올 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HMM 전환사채(CB)가 보통주로 전환돼 사채 장부가액과 파생상품부채 등 3조 1,000억원 가량이 자본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HMM의 총자본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7조 7,300억 원에 달해 지난해 말(1조 6,900억 원) 대비 크게 늘었으며 부채비율도 455.1%에서 99.8%로 대폭 하락했다.

회사채 발행 등 시장성 자금 조달이 가능한 수준으로 신용도가 회복됐지만 HMM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자본 시장에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등 채권단 관리를 받는 구조조정 기업인데다 현금흐름이 지난해 말(1조1,500억 원) 대비 4배 이상(4조3,000억 원) 증가해 여유 자금도 확보한 때문이다. 약 1조8,000억 원 규모의 신규 컨테이너선 건조 자금도 자체 수익 및 보유 현금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투자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HMM의 최근 현금흐름이 좋아 외부 자금 조달을 늘리기보다는 기존 차입금을 갚아 우선 신용도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며 "투자등급으로 복귀한 만큼 회사로선 자금조달 통로를 새롭게 확보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