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백상논단]대선 후보들은 저출산 해법을 제시해야

서상목 국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올해 처음으로 총인구가 감소했다는 소식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통계청이 12월 9일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의하면 국내 총인구는 금년 5,174만 5,000명으로 작년에 비해 10만1,000명이 감소했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돼 50년 후인 2070년에는 지난해 인구의 70%인 3,766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2006년부터 5년 단위의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저출산 정책 추진에 소요된 예산도 2006년 2조1,000억원에서 시작해 2020년에는 무려 40조2,000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그 결과는 매우 참담한 것이 사실이다. 출산율이 2005년 1.22명에서 2020년에는 0.84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1995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필자는 가족계획사업의 전면중단을 선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계속 떨어져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된 것이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심각하고 풀기 어려운 난제인 저출산 문제에 대한 몇 가지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는 기존의 7세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을 지급하는 아동수당제도에 더해, 출산 시 2,000~3,000만원 수준의 출산장려금제도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가로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역사적으로 복지선진국에서 아동수당제도는 다자녀 가구의 생계를 보조해주는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나, 저출산 문제가 매우 심각한 우리의 상황을 감안할 때 출산장려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출산장려금제도의 추가 도입이 필요하다고 사료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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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출산장려대책은 혼외 출산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는 것이다. 최근 유럽국가들의 경우, 혼외 출산율 증가가 출산율 제고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2016년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혼외 출산율은 39.9%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이의 20분의 1 수준인 고작 1.9%였다. 우리나라의 낮은 혼외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낙태율, 기아 (棄兒)와 입양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2019년 현재 전체 입양 아동 중 미혼모 아동의 비율은 국내 83.3%, 국외 99.7%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모든 아이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임신기부터 정부 지원을 강화하고, 특히 미혼모와 미혼부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지원 강화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출산율 제고에 가장 성공한 나라로 꼽히는 프랑스는 1999년 법적으로는 미혼이지만 정식 혼인한 부부와 차별 없는 각종 혜택을 받게 하는 ‘시민연대협약(PACS)’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제도를 도입했다. 이제 우리도 ‘한국형 PACS’ 제도의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출산율 제고를 위한 세 번째 대책은 과거 가족계획에 대한 홍보를 전개한 것과 같은 강도로 출산장려홍보 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결혼에 대해 긍정적 사고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은 물론 시민 대상 사회교육을 추진함에 있어 가족의 중요성과 인본주의적 가치관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아 이를 적극 전파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구보건복지협회의 교육 및 홍보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종교계 등 민간부문의 역할 역시 크게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최근 청년들의 심각한 구직난 역시 저출산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바 이의 획기적 개선을 위한 경제정책 차원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저출산 정책의 추진체계가 위원회 형태로 매우 느슨하기 때문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사회부총리로 보임해 저출산 종합정책을 수립케 하고 관련 예산도 집행·조정하는 책임을 맡길 것을 적극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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