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코스피는 오미크론 변이, 미국 부채한도 리스크 등 불안 요인들이 완화되며 3,000선을 회복했다. 변이의 낮은 치명률과 백신 부스터 샷의 높은 효과율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웠고, 미국 의회의 부채한도 합의로 디폴트 우려가 해소되며 투자 맥박을 되돌려 놓았다.
투자자들의 눈은 이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고정돼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어떤 메시지가 나오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미국의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 미국의 금리인상 시계가 빨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41.90포인트(1.41%) 상승한 3,010.2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9일까지 7거래일째 강세를 이어가며 지난 10월 27일(종가 3,025.49) 이후 처음으로 3,020선을 되찾았다. 다만 전날 11월 미국 소비자물가(CPI) 상승 전망에 따른 경계심리가 확산된 가운데 단기 차익실현 물량이 풀리며 전일 대비 20포인트가량 빠지며 결국 3,010선에서 한 주를 마무리했다.
수급주체별로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은 1,868억 원, 기관은 1조 7,442억 원가량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 11월부터 글로벌 증시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퍼지면서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은 1조 4,771억 원 규모를 팔아치웠다. 코스피가 오랜만에 시원스런 상승세를 펼치자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주 국내 증시 향방을 좌우한 주요 변수로는 15~16일(현지 시간) 예정된 미 FOMC가 발표할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 및 금리인상이 꼽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테이퍼링 종료 가능성은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던 이슈인 만큼 증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11월 CPI 등 인플레이션 지표가 높게 나올 경우, 금리인상이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와 연계해 14일 발표가 예정된 미국 생산자물가를 주목해야 한다"며 “생산자물가의 가파른 상승세와 조기 테이퍼링이 결합되면 스태크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추이도 아직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주 3일 연속 7,000명대를 기록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델타 변이 대비 4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고,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영국도 방역 조치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론 높은 전파력으로 인해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는 시나리오가 전개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1월 말 대비 오미크론 관련 불확실성 정도는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각국이 부스터샷 접종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어, 부스터샷의 효력이 발휘된다면 증시 영향력을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한국 정부는 영국에 이어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전 연령대에 거쳐 3개월로 단축시키는 안을 검토 중”이라며 “직격타를 받은 섹터들도 서서히 반등할 여지가 생겼다”고 했다.
FOMC 결과에 대한 경계감을 지나치게 높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인덱스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며 “FOMC 이후 투자 대응 전략의 초점은 증시 레벨에 대한 고민보다 가치주 중심으로의 색깔 변화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복귀한 외국인 수급이 인터넷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IT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단기적으로 주가지수 방향성에 대해 베팅하기보단 중장기 관점에서 2022년 양호한 성과가 기대되는 업종을 선별해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