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울고 싶은 날, 하늘을 날아봐

■나는 나는 나는

김혜란 지음, 향출판사 펴냄






아파트 숲길을 걷는 아이의 표정이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 블라인드가 무겁게 내려진 아파트 창문들이 아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 주변 나무들의 분위기도 범상치 않다. 나무들이 검은 고양이를 잔뜩 품고 있다. 도대체 이 분위기는 뭘까. 정답은 아이의 말 속에 있다. “울고 싶은 날이야”

관련기사



어른들처럼 아이들에게도 그런 날이 있다. 마음이 한없이 무겁고, 축 처지는 날엔 견딜 수 없이 울고 싶어진다. 아이는 분위기 반전을 위한 자신 만의 마법 카드를 사용한다. 바로 상상력이다. 갑자기 아이가 날아오른다. 바람을 따라 아파트 창문 블라인드가 출렁거린다. 창문은 바닷물이 되어 쏟아져 내린다. 물고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나무에 숨었던 고양이들도 하늘로 날아오른다. 하늘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린 아이의 마음은 어느새 가벼워진다. 책의 글과 그림은 간결하다. 그 만큼 책을 읽는 아이들이 여백에 자신 만의 상상력을 더할 수 있다. 1만7,000원.

정영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