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체결된 6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 스와프가 1년 9개월 만에 종료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정책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전환을 앞두고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해 통화 스와프 추가 연장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결국 예정대로 끝나게 됐다.
16일 한국은행은 미 연준과 체결한 한시적 통화 스와프 계약이 예정대로 계약 만기일인 올해 12월 31일에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 스와프 만기 연장에 대해 별도의 언급이 없었던 만큼 우리나라와 함께 계약을 체결했던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호주 등 8개국도 함께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을 포함한 9개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3월 19일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통화 스와프 계약 만기일은 지난해 9월 말에서 올해 3월 말, 9월 말, 12월 말 등으로 세 차례 연장됐으나 이번에는 결국 추가 연장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한은은 한미 통화 스와프 종료 배경에 대해 “통화 스와프 계약 체결 이후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이 위기에서 벗어나 안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통화 스와프 계약을 통해 공급된 자금(198억 7,200만 달러)도 지난해 7월 전액 상환한 뒤 현재 수요는 없는 상황이다.
이어 한은은 “한미 통화 스와프 계약이 종료되더라도 최근 금융·외환시장 상황, 강화된 외화 유동성 대응 역량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3월 4,002억 달러에서 올해 11월 4,639억 달러로 확대됐고 지난해 9월 환매 조건부 외화채권 매입제도도 구축됐다. 이날 통화 스와프 종료 발표 이후에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원 30전 내린 1,183원 90전으로 마감해 변동 폭이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국내외 금융시장이 빠른 속도로 안정돼 통화 스와프를 연장할 특별한 유인이 없었다”며 “위기가 다시 발생하면 안 되지만 통화 스와프가 필요할 경우 다시 연준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