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열릴 예정이던 유럽연합(EU)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내년 1월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EU가 미국·영국·호주 등 주요 국가에서 지적하는 신장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인권 탄압 등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권의 전방위 공세에 직면한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글로벌 인재 영입을 강조하고 나섰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권, 경제·무역 등에 관한 의견 불일치에 따라 연말에 개최될 예정이던 EU와 중국의 연례 정상회담이 내년 1월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 입장에서는 연내 정상회담이 열리기를 강하게 원했지만 EU 측은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 참여하지 않고 리커창 총리가 나올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리 총리는 중국 2인자이지만 내년 퇴임을 앞두고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EU는 올해 들어 신장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위구르족 탄압의 책임을 물어 중국 관리 4명과 단체 1곳을 제재하기도 했다.
중국은 서구권의 인권 공세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인재 영입을 통해 전방위 제재에 맞선다는 입장이다. 이날 중국 공산당 대표지 치우스는 9월 시 주석이 전국인재공작회의에서 “중국은 기술 자급자족 추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한 연설문 전문을 공개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달성한다는 원대한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며 “결국 종합적인 국력 경쟁은 인재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찌감치 ‘천인계획’을 세워 해외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중국은 세계 각국에 600개에 달하는 인재 영입 기구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9월 ‘광촉매 작용의 아버지’로 불리는 후지시마 아키라 박사가 상하이 과학기술대에 합류했고 전 UCLA 생화학 교수인 슈아이커도 7월부터 난징대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