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이른바 ‘아빠찬스’ 논란으로 물러나게 된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떠나기 전 국민들에게 사과 입장을 밝혔다.
김 수석은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사임 인사를 갖고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아버지로서 부족함이 있었다. 제 아들이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어 “국민을 섬기는 공직자는 적어도 가족과 관련해서도 한점의 오해나 의혹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조금이라도 부끄러운 점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한다고 여겼다”며 “나는 떠나지만 문재인 정부의 정의와 공정을 향한 의지와 노력은 국민으로부터 완전하게 평가받기를 희망한다. 마지막까지 대통령 곁을 지켜드리지 못해 송구학다. 반드시 성공한 정부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진국 민정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수석이 오늘 아침 출근하자마자 사의를 표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며 “문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하면서 별다른 말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민들께서 느끼실 정서 앞에 청와대가 즉시 부응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후임은 아직 논의하고 계획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이 이날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아들 문제 때문이다. MBC는 지난 20일 김 수석의 아들 김모 씨는 최근 한 컨설팅 회사에 제출한 입사 서류에 ‘아버지께서 김진국 민정수석입니다’ ‘아버지께서 많은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적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제가 아버지께 잘 말해 이 기업의 꿈을 이뤄드리겠다’ ‘제가 이곳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노골적으로 아버지의 지위를 드러냈다. 김씨는 다른 기업들에도 비슷한 내용의 입사 지원서를 제출했고 해당 기업들은 모두 김씨에게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또 이력서에 2018년 3월 용인대 격기지도학과를 졸업했다는 허위 학력을 기재하기도 했다. 실제로는 용인대를 졸업하지 못하고 다른 대학으로 옮겼다가 자퇴했다. 김씨는 이후 한 정보기술(IT) 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은 1963년생으로 광주 전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 노무현 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 법무법인 해마루 대표변호사 등을 지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문 대통령과 함께 변호인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감사원 감사위원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