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 카슈가르에 있는 모스크에서 위구르인들과 신도들이 예배 중에 기도하고 있다./AP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중국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신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면화와 태양광 발전용 폴리실리콘 등의 미국 수입은 사실상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의회 관문을 넘은 지 일주일 만에 정식 서명까지 이뤄졌다.
로이터통신과 NBC에 따르면 이 법안은 신장에서 제조되는 상품을 강제노동의 산물로 전제하는 일응추정(rebuttable presumption·반박해 증명하지 않으면 사실이라고 전제하는 원칙)의 원칙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신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강제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입증하고 미 관세국경보호국(CBP)가 예외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수입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이 법안을 공동발의한 제프 머클리 민주당 상원의원은 “중국 신장 지역의 집단 학살과 노예 노동에 반대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우리는 마침내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중국의 끔찍한 인권 침해에 가담하지 않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으로 대화하고 있다./AP연합뉴스앞서 트럼프 정부는 지난 1월 중국 신장산 면화와 토마토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미국 정부가 추산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약 90억 달러 어치 면화 제품과 1,000만달러 어치 토마토 제품이 미국에 수입됐다.
이 법안에는 아울러 국토안보부가 이 지역 소수민족 탄압 과정에서 중국 정부에 협력한 기관의 리스트를 작성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앞서 신장 지역에서의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신장 인권 침해 문제와 관련 미국 정부와 보조를 맞추려던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의 반발에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지고 있다. 미국 반도체 제조사 인텔의 경우 신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가 중국 내에서 거센 반발 여론이 일자 결국 사과했다.
지난 2019년 10월 31일 베이징에서 열린 엑스포에서 참석자들이 반도체 제조사인 인텔의 부스에 앉아있다./AP연합뉴스인텔은 이날 자사 공식 위챗에 “존경하는 중국 고객, 파트너, 대중들에게 문제를 일으킨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당초 의도는 미국 법을 준수하려는 것이었지만 신장 문제에 대한 서한은 중국의 소중한 파트너들 사이에 많은 의문과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많은 중국인들은 인텔의 사과를 믿지 않는다”고 냉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