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Auction Report] 2021 미술경매 결산

낙찰총액 3,294억…전년比 2.8배 성장

이우환·유영국·김창열·박서보·정상화 '신고가'

낙찰총액 1위 이우환, 최고가 구사마

지난해 8월 서울옥션에서 31억원에 낙찰된 이우환의 1984년작 '동풍(East Winds)'. 작가의 최고가 낙찰작이다. /사진제공=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지난해 8월 서울옥션에서 31억원에 낙찰된 이우환의 1984년작 '동풍(East Winds)'. 작가의 최고가 낙찰작이다. /사진제공=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지난해 미술경매에서 작품 거래가 가장 왕성했던 작가는 이우환, 가장 비싸게 팔린 작가는 구사마 야요이였다. 2021년 미술품 경매의 낙찰 총액은 약 3,29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2020년의 1,153억원에서 2.8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아트프라이스가 최근 발표한 2021년 경매시장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매사 8곳의 낙찰액 총합은 약 3,294억원이다. 2020년의 1,153억원과 비교했을 때 거의 3배에 육박하는 규모이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1,565억원보다도 2.1배 증가한 거래액이다. 미술품 경매 거래가 역대 최고치였던 2018년의 2,000억 원 기록도 압도적으로 경신했다.



■낙찰총액 최대는 이우환, 최고 낙찰가는 구사마


한해동안 경매에 나온 미술품은 총 3만2,955점이었고, 이 중 2만2,235점이 거래돼 낙찰률은 67,47%로 집계됐다.

낙찰총액 1위 작가는 이우환으로 약 394억 8770만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507점이 경매에 올라 414점이 새 주인을 찾았고 낙찰률은 81.66%였다. 이우환은 2년 연속 낙찰총액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우환의 2020년 낙찰총액은 약 149억 7,000만원이었고, 2021년에 낙찰총액이 2.6배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 12%를 차지하는 이우환의 거래규모가 전체 미술경매 시장의 ‘기준치’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9년 이전까지는 김환기가 낙찰총액 정상을 지켜왔는데, 이우환은 김환기의 2018년 낙찰총액 약 354억 7,000만원 규모도 훌쩍 뛰어넘었다.

작품별 최고 낙찰가 1위는 지난해 11월 서울옥션(063170)에서 54억5,000만원에 팔린 구사마 야요이의 1981년작 노란색 ‘호박’이었다. 2020년에도 약 27억8,800만원에 팔린 구사마 작품이 그해 최고가 낙찰작이었다. 2019년의 최고가 낙찰작이었던 르네 마그리트(약72억4,750만원), 2018년의 루이스 부르주아(약 95억1,400만원)와 비교하면 낙찰 최고액 수준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락했으나 서서히 회복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21년 11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54억5,000만원에 팔린 구사마 야요이의 1981년작 '호박' /사진제공=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2021년 11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54억5,000만원에 팔린 구사마 야요이의 1981년작 '호박' /사진제공=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유영국·김창열·박서보 신고가 행진


서울경제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경매에서는 시장 호황과 더불어 작가별 신고가가 줄을 이었다. 31억원에 팔린 이우환의 ‘동풍’이 대표적이다.



김환기와 더불어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라 불리는 유영국(1916~2002)의 상승세가 주목할 만하다. 2021년 6월 서울옥션 경매에 나온 유영국의 1965년작 ‘영혼’(129.3×161.2㎝)이 12억7,000만원에 낙찰돼 작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유영국의 경매 거래가는 지난 2008년 경매에서 5억원에 팔린 1960년대작 ‘무제’가 10년 이상 최고가로 정체돼 있었으나 2018년 9월 경매에서 1959년작 ‘Work’가 6억원에 낙찰돼 상승세에 시동을 걸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탄생100주년 기념전으로 기획한 대규모 회고전, 국제갤러리의 적극적인 프로모션 등이 영향을 미쳤다. 2019년 5월 경매에서는 1960년작 ‘Work’가 7억7,000만 원에 팔렸고, 2021년 1월에는 1989년작 ‘Work’가 7억 3,000만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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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타계한 ‘물방울의 화가’ 김창열(1929~2021)은 미술시장에서 ‘부활’했다. 2월에 거래된 1977년작 ‘물방울’(161.5 ×115.7㎝)이 10억4,000만원에 작가 최고가 기록을 썼다.

1970년대 시작된 단색조 회화를 칭하는 ‘단색화’의 대표작가 박서보는 1986년작 ‘묘법 No.200~86’(165×260㎝)이 10월 경매에서 12억원에 팔려 국내 경매사를 통해 거래된 작가 최고가를 경신했다. 정상화도 1996년작 ‘무제 96-5-14’(259.1×193.9㎝)가 6월 경매에서 11억원에 낙찰돼 작가 최고가를 경신했다.

숯을 붙이고 갈아서 작업하는 ‘숯의 화가’ 이배의 인기가 급상승한 가운데, 그의 2003년작 ‘불로부터 ch29’(170×260㎝)가 4억4,000만원에 팔려 작가 최고가를 썼다.

12억7,000만원에 낙찰된 유영국 '영혼' /사진제공=서울옥션12억7,000만원에 낙찰된 유영국 '영혼' /사진제공=서울옥션


■서울·케이옥션의 시장점유율 92%




경매사별 낙찰총액에서는 서울옥션이 약 1,66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서울옥션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홍콩경매를 열지 못해 낙찰총액 434억원의 고배를 마시며 1위 자리를 케이옥션에 내준 바 있다. 2021년에는 쿠사마와 이우환 등의 고가작 거래를 성사시키며 전년 대비 4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케이옥션의 낙찰총액도 급상승했다. 케이옥션은 낙찰총액 1,360억원을 거둬들였고, 2020년의 약 517억원에서 2.6배 상승 수치를 보였다. 케이옥션은 매주 개최하는 ‘위클리 경매’와 고가 작품을 거래하는 정기 ‘프리미엄 경매’ 등 ‘온라인 경매’로 경쟁력을 키워왔고 2021년 한해 동안 거래 작품 수만 1만4,157점에 달한다.

시장 점유율은 서울옥션이 50.6%, 케이옥션이 41.3%로 나타났다. 양대 경매사의 점유율이 약 92%에 달하는 과점 체제다. 두 곳의 낙찰총액만 합해도 약 3,000억원이 달한다.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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