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생계가 어려워진 서민들을 노리는 로또번호 추천 사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그럴듯한 말로 포장해 유료 상품 서비스에 가입시키고 피해자들의 항의와 환불 요구에는 모르쇠다.
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 번호 추천 서비스’ 관련 상담은 총 2,203건으로 이 가운데 325건은 피해구제 신청으로 이어졌다. 소비자 상담과 피해구제 신청 모두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903건, 89건보다 2~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접수된 내용을 보면 계약 취소 지연·거부 및 위약금 과다 유형이 1,972건(89.5%)으로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로또번호 분석으로 인생 역전이 가능하다는 광고에 속아 거금을 날렸다는 피해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사이트는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당첨 기회를 대폭 높여드린다”며 “역대 당첨 번호와 예상 당첨 번호의 빅데이터 기반 과학적 통계분석”이라고 유혹하고 있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A씨는 “90만원을 주고 가입했지만 그 흔한 5등도 된 적이 없다. (오히려) 1년 안에 1등 당첨되게 해 준다며 100만원을 더 뜯어갔다”면서 “담당자에게 전화했더니 퇴사했다는 둥 휴무라는 둥 핑계를 댄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로또번호 추천 서비스는 사실상 사기 행위라며 서민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민들의 희망을 악용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악질 범죄라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