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이준석 당 대표를 향해 “젊은 꼰대”라며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의장은 3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당 대표의 일탈행위는 그를 아끼던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짜증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서두에서 “가장 기대하고 희망했던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한다는 게 고통이었다”고 밝힌 뒤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진 가장 큰 요인이 당내 불협화음 때문이고, 귀책사유가 대표인 이준석에게 있다면 본인은 서운해 하겠지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대표의 문제 제기 방식이나 행동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후보와 담판을 하거나 치열한 내부토론을 거쳤다면 대표로서 리더십도 살렸을 텐데 당과 후보에게 상처만 남긴 채 이준석은 ‘싸움꾼’이 돼버렸다”라며 “한 표가 아쉬운 선거에서 아군끼리 내편 네편 편가름이나 해대니 어떻게 지지율이 올라가겠나”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이 대표가 잠적·사퇴 등으로 정치적 해결책을 찾는 모습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이유에서건 당 대표가 자당 후보와 선대위를 공개 비판하는 일이 과연 온당한가”라며 “대표직을 가진 채 잠적·잠행하고 돌출행동하며 자기 뜻을 관철하는 행태를 보고는 적잖이 실망했다. 기성 정치인 뺨치는 수법이다. 젊은 꼰대가 따로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준석의 행동에 대해 또래의 몇몇 젊은이에게 틈나는 대로 물어봤더니 고개를 저으며 ‘철이 없다’는 어른스런 대답이다”라며 “이준석 체제에서 가장 잘 하리라 생각했던 2030 세대의 지지율이 미흡한 것은 후보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답이 나온다”고도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정권 교체를 위한 책임 있는 지도부의 희생을 주문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간다면 국민의 여망인 정권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라며 “그 책임의 90%는 이준석 대표와 선대위 주요 관계자에게 있다. 더는 후보에게 덮어씌우지 마라, 자기 책임을 회피하지 마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몸을 던지고 앞장서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들)이다”라며 “역사의 죄인이 되느냐, 새역사의 창출자가 되느냐, 그 갈림길에 서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의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새해 국민의힘에 보내는 쓴 약 세 봉지’라는 글로 국민의힘 선대위 사태에 대해 비판 메시지를 연이어 내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전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서도 “말은 하는데 메시지가 없다. 여의도 정치 꼰대들이 하는 말처럼 들리니 젊은이들은 물론 중장년층도 매력을 못 느낀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서도 ‘쓴 약 한 봉지’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