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하나금융투자가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10% 매각했다고 진단했다. 지분 처분으로 잠재적 규제 위험과 오버행 이슈가 사라져 현대글로비스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면서 목표주가 25만 원,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일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873만 2,290주 중 123만 2,299주(지분율 3.3%),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이 보유한 251만 7,701주(6.7%) 전량을 시간 외 매매로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거래 상대는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의 특수목적법인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이며,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지분율 10%)는 3대 주주에 올라섰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이번 매각은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나금융투자는 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규제 회피가 목적이라고 진단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처분은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며 “기존 지분 30% 중 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 최대 지분인 20%를 남기고 10%가 매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 일가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은 상장사의 경우 기존 총수 일가 지분율 3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바뀌었다. 매각 후 정몽구 명예 회장의 지분은 남아있지 않고, 정의선 회장의 지분은 기존 23.33%에서 19.99%로 낮아졌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대주주 지분 매각으로 △일감 몰아주기 관련한 잠재적 규제를 회피할 수 있게 됐고 △소액주주들이 우려했던 대주주 지분 매각 관련 오버행 이슈도 완전히 해소시켰다. 송 연구원은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는 정의선 회장과 공동 보유 계약을 체결해 특별관계자로서 지분을 보유할 계획이며, 정의선 회장이 지분을 매각하면 동반 매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Tag-along)도 확보했다”며 “대주주로서는 우호 지분율에 변동이 없어 안정적 경영권은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