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그나마 건실”하던 스마오도 디폴트…규제 완화에도 中 부동산 시장 악화

14위 부동산 업체가 1,000억원대 대출 못갚아

중국 상하이 건설현장에 스마오 그룹 로고가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중국 상하이 건설현장에 스마오 그룹 로고가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헝다 등 중국 부동산 업계의 심각한 부실 가운데서도 그나마 건실한 기업으로 평가받던 스마오(世茂·shimao)가 신탁회사에서 빌린 1,000억 원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실질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최근들어 진행된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안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신탁회사인 중청신탁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스마오가 실질적 디폴트 상태에 빠져 대출 전액 상환을 요구했지만 지난 6일까지 6억4,500만 위안(약 1,200억 원)을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청신탁은 스마오가 약정에 따라 작년 12월 25일까지 9억1,000만 위안(약 1,700억 원)의 대출을 상환해야 했지만 이중에서 3억200만 위안(약 600억 원)을 갚지 못해 실질적 디폴트가 발생함에 따라 다른 잔여 대출 조기 상환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압류 신청, 소송 제기 등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마오 측은 6일 밤 공고를 내고 중청신탁의 신탁 대출 대상이 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도 중청신탁이 자사 내부 문제로 인해 부당하게 조기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남은 빚을 계속 나눠 갚아나가는 가운데 소송에 대처하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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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오의 부도 가능성에 이날 홍콩 증시에서 스마오의 주가는 오전 한때 18% 이상 하락했고 상하이 채권시장에서 이 회사 채권가격도 20% 이상 폭락하며 거래마저 멈췄다. 상하이거래소는 “비정상적인 변동”이라고 전했다.

스마오는 아파트, 호텔, 오피스, 상업시설 등을 짓는 메이저 업체다. 매출 기준으로 중국 부동산 업계 14위 수준이다. 스마오의 자산과 부채는 작년 3분기 말 현재 각각 1,531억 위안(약 28조8,200억 원), 992억 위안(약 18조6,700억 원)이다. 중국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올해 1∼2월에만 스마오가 상환해야 할 채권이 공개된 것만 11건에 걸쳐 총 56억 위안(약 1조500억 원)에 달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오랫동안 견실한 업체로 여겨진 스마오는 정크본드 등급의 경쟁사인 헝다나 자자오예의 디폴트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며 “스마오 채권 가격 추락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던 지난 2020년 말부터 중국 당국이 부동산 업체들의 자금 차입을 강력히 제약하고 주민들의 주택 구매를 억제하는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을 펼치면서 방만한 운영을 일삼던 중국 부동산 업체들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 충격에 지난해 9월 이후 현재까지 헝다를 필두로 자자오예, 화양녠, 신리, 당다이즈예 등 10여 곳의 대형 부동산 업체들이 잇따라 디폴트를 선언했다. 급속한 경기 둔화를 우려에 늦게 나마 중국 당국은 다시 일부 부동산 기업의 대출 규제와 주민들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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