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인천을 찾고 “한국전쟁 당시 적의 허를 찔러 판세를 일거에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처럼 이 나라를 구할 역전의 드라마의 대장정이 인천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근 복수의 여론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을 한국전쟁에 비유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인천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이 정권을 심판하고 5년간 망가진 나라를 반드시 정상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천은 항만 근대화의 시발점이 된 도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공산 침략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곳"이라며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본산인 인천에서 이 모든 대행진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민심을 통해 지지율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윤 후보는 “이제 대통령 선거가 58일 남았다”며 “저의 부족으로 인해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당원과 국민께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나은 모습으로 여러분의 기대와 바람에 반드시 부응하겠다”고도 말했다.
‘멸공’ 논란엔 “누구나 표현의 자유”
윤 후보는 이날도 공산 침략 등 단어를 사용하며 이념적 선명성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서 연일 제기된 ‘멸공’(滅共·공산주의를 멸함) 논란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윤 후보는 선대위 발족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념 메시지가 나온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각자가 우리 자유 민주주의라는 헌법 질서를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누구나 의사 표현의 자유를 갖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런 부분이 잘 지켜지는지 안 지켜지는지가 이 나라가 소위 자유와 민주에 기반한 국가인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냐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쓰레기 매립지 대체지 조성’ 등 지역 맞춤형 공약 발표
한편 윤 후보는 인천 방문에 맞춰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끄는 인천을 약속한다”며 지역 맞춤형 공약 8가지를 내놨다. 윤 후보는 인천역 앞에서 공약 발표회를 열고 “광역급행철도 GTX 노선을 신설하거나 연장해 서울까지 30분 내 접근할 수 있게 하고 경인선과 경인고속도로 인천구간을 지하화해서 교통 혼잡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30여 년간 수도권 쓰레기를 처리해온 수도권 매립지 문제는 “임기 내 대체 매립지를 조성해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작년 가을에도 인천을 방문해서 말했다시피 인천·서울·경기 3개 광역정부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총리 직속 위원회 구성해서 조속하게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접경지역 주민들을 위해서는 연안여객선을 대중교통에 준해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 밖에 △제2의료원 설립 및 국립대학병원 유치 지원 △수도권 규제 대상지역에서 강화군과 옹진군 제외 △인천내항 주변 원도심 재생과 재개발 적극 지원 등 공약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