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배우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지난 10일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배우 오영수(78)가 TV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9월 23일을 시작으로 무려 46일간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2021 American Music Awards, AMA)'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수상했다.
K무비, K드라마, K팝 등은 세계가 믿고 즐기는 우수한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외국 작품 속에서 한국의 모습도 이제는 심심찮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작품 속에서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부르고 한국을 자연스레 언급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반갑고도 낯설다. 서울경제스타는 최근 공개된 해외 작품 속에서 한국이 스며든 사례를 살펴보았다.
◆돈 룩 업
'돈 룩 업'(감독 애덤 맥케이)은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혜성의 존재를 발견한 대학원 박사과정 출신과 교수인 두 천문학자가 임박한 재앙을 전 인류에 경고하려 언론사를 찾아다니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 영화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롭 모건, 조나 힐, 마크 라이런스, 타일러 페리, 티모시 샬라메, 론 펄먼, 아리아나 그란데, 키드 커디,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 히메시 파텔 등 엄청난 배우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돈 룩 업'에서는 혜성에 대해 그나마 반응을 보인 나라들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에 랜달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잘됐군요, 한국까지"라고 답한다. 또 혜성 궤도를 바꾸겠다는 중대 발표가 방송되는 장면에서는 서울역이 나온다. 삼성 LED TV 앞에 시민들이 앉아 TV를 보는 장면이다.
한국 사찰에서 시민들이 기도하는 장면과 한국어 사이트에서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렇게 영화 전반에 한국과 관련된 장면들이 짧게 등장하며 흥미를 돋운다.
◆드라이브 마이 카
일본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감독 하마구치 류스케)는 지난 9일 진행된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비영어 부문 영화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2021년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2022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유력 후보에 오른 상태기도 하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기존 일본 영화들이 한국 언급을 꺼린 것과 달리 한국과 관련된 장면이 많이 나온다. 주 배경이 히로시마로 나오는데 처음에는 부산에서 촬영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에서는 일부만 촬영했다. 일부 제작진과 배우만 입국해서 77번 국도 쪽에서 촬영했으며 한국 번호판과 현대자동차 등이 등장한다. 또 주인공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가 다언어 연극을 연출하면서 한국, 대만, 필리핀 등 다국적 배우들이 등장해 연습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한국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언젠가 꼭 부산 로케이션 기회를 만들고 싶다"라며 또 한 번 부산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또 각종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팔콘과 윈터 솔져
'팔콘과 윈터 솔져'는 디즈니플러스에서 독점 스트리밍된 6부작 첩보 액션 드라마다. 앤서니 매키(샘 윌슨·팔콘 역)과 세바스찬 스탠(버키 반즈·윈터 솔져 역)이 공동 주연으로 등장한다.
작품 중 2화에서 경기도 고양시가 언급돼 한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미국의 첫 흑인 슈퍼 솔져인 이사야 브래들리(칼 럼블리)가 6.25 전쟁 당시 활약하며 고양시에서 버키의 금속 팔을 뜯어내기도 했다는 것. 이사야는 전쟁 영웅이지만 휴전 후 흑인이라는 이유로 수감돼 생체실험을 당한 인물로 묘사된다.
마블 시리즈에는 한국과 관련된 것들이 꽤 자주 등장해 반가움을 주곤 한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블랙 팬서'는 각각 서울과 부산에서 촬영해 한국 도심 풍경이 추격씬 배경으로 등장한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배우 수현이 헬렌 조 역으로 나와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최근 '이터널스'에 마동석이 히어로로 등장했으며 현재 박서준도 '더 마블스' 촬영 중에 있다. 이처럼 마블이 한국 관련 요소를 많이 넣는 이유는 마블 시리즈가 한국에서 엄청난 흥행과 인기를 얻기 때문으로 보인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2
넷플릭스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시즌 1,2로 이루어진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드라마는 미국인 에밀리(릴리 콜린스)가 프랑스 파리의 명품 마케팅 회사에 가게 되면서 겪게 되는 문화 충돌과 파리에서의 설레는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해당 드라마 시즌2 1화에서는 에밀리의 친구 민디(애슐리 박)가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부르는 장면이 등장한다. 지난달 28일 해당 영상을 방탄소년단 멤버 뷔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해 더욱 화제가 됐다.
애슐리 박은 넷플릭스 드라마가 전 세계에 공개되는 글로벌 콘텐츠인 만큼 K팝을 부르면 좋겠다고 생각해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에 출연하는 릴리 콜린스와 애슐리 박은 지난해 12월 22일 인스타그램에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2' 공개를 기념해 인스타그램에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더/안드로이드
영화 '마더/안드로이드'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가사도우미였던 안드로이드가 반란을 일으킨 이후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아냈다. 해당 영화에서는 안드로이드의 공격을 피해 보스턴 요새로 가려고 하는 조지아(클로이 모레츠)와 샘(알지 스미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영화에서 안전한 국가로 한국이 묘사되고, 그들은 한국으로 가는 배를 타겠다고 말한다. 여기서 그들에게 한국이 안전한 나라로 인식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이민선에서 내린 'KOREA'라고 했던 사람들의 복장은 북한군을 연상시킨다. 국내에서는 해당 장면에서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K콘텐츠가 열풍이지만 아직도 한국 하면 북한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는 의견과 함께 남한과 북한이 구분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반응이 다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