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올해 안에 두세 차례의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전국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간 데다 코로나19발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면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 씀)’족 ‘빚투(빚 내서 투자)’족의 고통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두 차례만 기준금리를 더 올려도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가 상단 기준으로 각각 6%, 5%를 돌파하게 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연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인상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린 것은 지난 2007년 8월과 9월 이후 14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한 지 1년 10개월(22개월) 만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해 1.50%가 되더라도 이를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한발 앞서 기준금리를 2%까지 올릴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한은의 유동성 조이기가 본격화하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9조 6,000억 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차주(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289만 6,000원에서 338만 원으로 48만 4,000원 늘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안에 금리를 세 차례 추가로 올릴 경우 최근 가계대출 잔액 증가세까지 감안하면 가계이자 추가 부담액은 20조 원 정도, 대출자 1인당 이자 추가 부담액은 100만 원 안팎으로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