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카로카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근무 환경이 확대되자 주거 트렌드를 새롭게 정의한 플랫폼으로 벤처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호텔이나 콘도, 리조트 일부를 임대해 주방과 세탁시설, 사무실 등 생활과 업무에 필요한 공간을 제공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글로카로카는 멤버십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내년에는 싱가포르·홍콩 등 해외로 사업 무대를 넓힐 계획이다.
김정은(사진) 글로카로카 대표는 16일 "한 달 살기, 워케이션 같은 최근 주거 트렌드는 시대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공간 개념이 소유에서 ‘사용’으로 변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는 SK디앤디가 운영하는 ‘에피소드’를 비롯해 커먼타운, 미스터홈즈 등 공유 주거 서비스 브랜드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 회사가 보유해 개인에게 단기 임대하는 사업 형태다. 하지만 글로카로카는 부동산을 직접 보유하는 대신 전국의 호텔과 제휴해 공실을 활용한다. 부동산 보유세나 운영비 등이 절감돼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으로 최적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인근 호텔의 방값 대비 50% 이상, 아파트 월세 대비 10~20%나 낮다.
김 대표는 "고급 호텔 서비스에 인프라와 편의시설을 갖춘 집을 제공하는 것" 이라며 "구독형 주거 모델인만큼 전국에 위치한 지점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공대 서비스디자인 석사와 연세대 주거환경학 박사를 취득한 김 대표는 밀라노에서 하우징랩 개발 연구원으로 근무 당시 실제 공유주택에 거주하며 공동체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도심 속 살기 편리한 주거 모델을 ‘호텔 공실’에서 찾기로 했다" 며 "최근에는 사용자들이 호텔을 따뜻함이 느껴지는 집처럼 편하게 이용하도록 리노베이션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카로카는 서울 광화문 사거리 주변에 최고의 위치로 꼽히는 코리아나 호텔의 19~20층을 10년 장기 임대해 주방을 넣고, 인테리어를 바꿔 사용자에게 합리적 가격에 프리미엄 리빙을 경험하게 했다. 또 호텔을 통째로 빌린 명동 루미아 호텔 지점은 인근 백화점과 병원이 직원용으로 대부분 객실을 임차해 사용 중인데 1층 커뮤니티 공간에선 조식을 함께 먹고 회의를 하는 등 업무도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1인 가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공유 주거를 통해 개인에게 소속감과 사회적 가치를 부여한다는 비전이 확고하다. 그는 "저녁 식사 모임이나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해 공동체를 가꾸는 멤버십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며 "전 세계 어느 지점을 가도 친구를 만날 수 있고, 현지인과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글로카로카의 서비스 고도화와 해외 사업 확대에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이 40억 원의 투자를 검토 중이며 해외 국부펀드와 투자은행들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