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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청약 첫 날 33조 '뭉칫돈'…237만명 청약 전쟁[시그널]

역대 최고 증거금 SKIET 81조원 넘어설 듯

LG에너지솔루션 일반 청약이 시작된 18일 서울 종로구 KB증권 한 지점에서 고객들이 상담하고 있다./성형주기자LG에너지솔루션 일반 청약이 시작된 18일 서울 종로구 KB증권 한 지점에서 고객들이 상담하고 있다./성형주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18일 기업공개(IPO) 첫날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33조 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으며 뜨거운 투자 열기를 나타냈다. 일반 청약은 19일까지 이어져 지난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기록한 역대 최고 증거금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LG엔솔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은 18일 일반 청약 첫날 경쟁률이 20.48 대 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증권사별 경쟁률은 미래에셋증권이 95.87 대 1(청약 건수 26만 8,973건)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투자 28.59 대 1(5만 482건) △KB증권 25.24 대 1(129만 9,764건) △신한금융투자 15.87 대 1(41만 550건) △신영증권 11.46 대 1(2만 7,941건) △대신증권 9.87 대 1(29만 2,658건) △하이투자증권 8.76 대 1(2만 4,933건) 순이다.

주당 공모가 30만 원 기준에 청약액의 50%를 납부하는 증거금은 총 32조 6,467억 원에 달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4월 SKIET 일반 청약 당시 기록인 약 81조 원도 19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LG엔솔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한 투자자들의 눈치 싸움은 치열해지게 됐다. 비례배정을 노리는 자산가들은 청약 첫 날 경쟁률이 가장 낮은 하이투자증권(8.76대 1)과 대신증권(9.87대1), 신영증권(11.46대 1)의 창구를 찾는 것이 일단 유리해졌다.



최소 청약(10주)으로 균등배정을 노린 소액 투자자들은 빈 손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하는 상황도 나오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균등배정으로 약 11만 주를 배정했는데 청약 건수가 26만 8,973건에 달해 1주도 받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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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KB증권도 이날 129만 9,764건의 청약이 몰리면서 투자자당 균등배정 주식수는 1.87주로 19일 청약 결과에 따라 1주 배정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주식 수 대비 청약 건수가 적은 하이투자증권(첫 날 기준 4.43주)과 대신증권(4.15주), 신영증권(3.96주)의 균등배정 물량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전문가들은 청약 마지막 날인 19일 투자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증권사 홈페이지 등에 공지되는 경쟁률 및 청약 건수를 살펴 청약 창구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실제 LG엔솔 청약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계좌가 대폭 늘어난 바 있는데 KB증권은 지난 1~10일 신규 계좌 개설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5.5% 증가했다. 대신증권도 이달 13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333% 늘었다. 주요 증권사 우수 고객들이 수 백억 원의 뭉칫돈을 내밀며 최대 한도까지 청약을 검토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급 뭉칫돈이 LG엔솔 청약에 몰린 것은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100조 원 안팎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한 몫했다. LG엔솔의 공모가(30만 원) 기준 시가총액은 70조 2,000억 원으로 상장 후 몸값이 100조 원이 되면 주가는 42만 7,000원까지 오른다. 앞서 LG엔솔은 지난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2,02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경 5,203조 원의 청약 주문을 받아 일반 청약에서의 대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LG엔솔 청약을 위한 대기자금이 몰리면서 고객예탁금(17일 기준)도 하루새 9조원 가량 급증해 74조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LG엔솔 청약에 투자 열기가 치솟으면서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의 주가도 이날 덩달아 올랐다.

삼성SDI는 이날 5.3% 오른 67만 5,000원으로 장을 마쳤고, SK이노베이션도 전날 보다 2.64% 오른 27만 2,000원을 기록했다. 한승재 DB투자 연구원은 “LG엔솔이 IPO 후 높은 가치를 평가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경쟁업체들의 상대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일반 청약을 끝내는 LG엔솔은 27일 코스피에 입성한다. 공모가는 30만 원으로 상장일 시초가는 27만~60만 원사이에서 결정된 뒤 본격적으로 거래될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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