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주력 사업인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의 핵심 기술에 대한 브랜딩 작업에 열심이다.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추격하는 중국 업체들을 상대로 원천기술을 지켜내고자 하는 의지가 기술 브랜드화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조600억원에 영업이익 1조3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간 매출은 31조7100억원에 영업이익 4조4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사업에서 올린 실적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는 이 사업에서 1조8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보고 있다. 이는 역대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이기도 하다.
이 같은 실적은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OLED의 판매가 늘어난 상황에서 노트북 등 정보기술(IT)용 OLED 패널 수요가 더해진 덕분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실적자료에서 “중소형 패널은 고객사 스마트폰 신제품의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신규 응용처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에 실적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에도 중소형 OLED 사업은 순항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예정되어 있고,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고객사가 점차 늘어나는 것에 힘입어 전년 동기에 비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사업의 균형적 성장을 위해 IT와 게이밍 기기, 전장 부품 등 응용처 다변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73.1%로 1위다. 그러나 수 년 전부터 중국 BOE 등 경쟁사들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OLED 시장에서 기술패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OLED를 최초로 개발한 회사로서 보유한 원천기술의 우수성을 시장에 적극 알리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디스플레이의 선명도와 가독성을 높여주는 ‘다이아몬드 픽셀(Diamond Pixel)’과 저전력 기술인 ‘에코투 OLED(Eco2 OLED)’ 관련 영상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올라온 내용이다. 다이아몬드 픽셀은 상용화된 지 7년이 지난 기술이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용 OLED 패널의 고화질, 저전력을 강조하고 번인(열화현상)에 대한 우려를 없애기 위해 기술을 브랜드화 하고 나섰다. 지난해에는 다이아몬드 픽셀이란 상표를 출원등록하고, 이달 초에는 미국 등 주요 시장에 ‘다이아몬드 픽셀 OLED’ 상표권을 출원하고 노트북용 OLED 패널을 브랜딩했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부사장은 “OLED는 당사가 처음 양산에 성공하고 시장을 개척해 온 분야다. 연구개발(R&D)와 양산을 통해 수많은 특허와 노하우를 축적해 온 분야”라며 “이러한 당사 고유의 차별화된 기술 보호를 위해 저전력 기술인 에코투OLED와 다이아몬드 픽셀 등을 브랜드화 하고 시장에 적극 알리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사장은 또한 “전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쌓은 지적재산권을 지키고 정당한 보상을 받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있다”며 “기술의 가치를 보호하는 일은 고객사와 소비자들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