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용사님들께 지나가듯 소개했던 ‘비건 캐슈넛 국물 떡국’. 에디터는 그 맛이 진짜 궁금했는데요. 유튜브에 찾아보니 만드는 법이 엄청 복잡하진 않은 것 같더라고요? 설도 다가오고 해서 직접 한 번 끓여보기로 결심했어요. 그리고 기왕 떡국 만드는 김에, 명절에 빠질 수 없는 전도 비건식으로 부쳐봤답니다. 캐슈넛 국물의 맛은 어땠는지, 대체육과 대체 계란으로 만든 육전과 깻잎전은 바삭바삭했는지 오늘의 레터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사골국물 대신 캐슈넛, 고기 대신 대체육을 준비해 주세요
맛있습니다(진지)
생각보다 만드는 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어요. 캐슈넛 떡국은 캐슈넛을 가는 게 조금 귀찮을 뿐, 끓이는 건 아주 간단했어요. 전을 부칠 때에도 잘 뭉치지 않고 부스러지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문제는 전혀 없더라고요. 주의할 점은 대체육에 이미 간이 돼 있기 때문에 추가로 소금을 넣을 필요가 없다는 점 정도?
이렇게 완성한 비건식 명절 한상의 비주얼은 상당히 그럴싸했어요. 음식 맛도 합격점이었고요!
에디터의 어머니와 할머니도 시식하셨는데, 모두 건강식이라는 사실에 호감을 드러내며(!) 남김없이 맛있게 드셨어요. 캐슈넛이 견과류라 떡국에서 두유나 콩물 같은 고소한 맛과 향이 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막상 요리해보니 향이 거의 없어 마늘과 파 맛이 그대로 느껴졌어요. 왜 땅콩이나 콩이 아닌 캐슈넛을 사용한 떡국 레시피가 나왔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전도 정말 바삭바삭했어요. 참고로 에디터는 대체 계란인 저스트에그를 계란 대용으로 사용했는데요(저스트에그 시식회 이야기는 여기). 사실 저스트에그를 사용하든 사용하지 않든 맛은 큰 차이가 없지만 비주얼에선 큰 차이가 있었어요. 특히 깻잎전은 계란물을 입히지 않으면 구웠을 때 깻잎이 타기 쉬워요. 육전도 계란물 없이 부치기엔 아쉬움이 크죠. 저스트에그는 현재 기업용으로만 공급되고 있는데요. 하루 빨리 개인들도 구매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언제까지 햄버거만? 한식도 비건 완전 가능!
대체육을 활용한 레시피들은 많지만 대부분 햄버거나 미트볼 등 양식 위주라 늘 아쉬움을 느꼈어요. 그런데 이번에 명절 음식 한상을 비건으로 차려보니 비건 한식도 못할 게 없겠더라고요. 집안 어른들의 반응이 좋은 것도 의외의 발견이었어요. 건강에 좋고 맛까지 있는 특별한 음식으로 받아들이시는 것 같았어요. 비건식이 우리 일상 속에서 생각보다 빨리 자리잡을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다고나 할까요.
오늘 레터 인사말에서 대체육 덕분에 63만 마리의 동물이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소고기를 콩으로 대체하는 행동 하나만으로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의 46~47%를 달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채식은 기후 변화를 막는데도 엄청난 힘을 발휘해요.("채식 늘리는게 기후변화 열쇠다?") 당장 식탁의 모든 음식을 100% 채식으로 바꿀 필요는 없어요. 명절 식탁에서 고기 메뉴 한 가지만 채식으로 바꿔도 용사님은 지구를 지키는데 일조한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