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금융 당국, 모니터링에 차주상환경감방안까지… 금융시장 긴급점검

금융위원장 "과도한 불안심리 바람직하지 않아"

금감원, 금융사에 대손충당금 적립 지도 방침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최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강도 높은 긴축 메시지 등으로 국내 증시가 대폭 하락한 것과 관련해 “여타 주요국 대비 낙폭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이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 방안 논의에 착수했다.



고 위원장은 28일 금융위 간부들과 시장 동향 및 리스크 요인을 점검한 회의를 열고 “어제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이어 간밤 미국 주가도 상승하다가 하락하는 등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최근 5거래일 동안 코스피의 하락이 다른 주요국 대비 낙폭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목했다. 실제로 최근 5거래일 증시하락률은 코스피가 8.7%인 반면 S&P500은 3.5%, 일본은 5.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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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위원장은 “주요국 대비 높은 경제성장률과 1월에도 이어지고 있는 수출 호조, 기업이익 등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이 양호한 만큼 과도한 불안 심리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우리 증시가 휴장하는 설 연휴에도 해외 시장 동향 및 주요 이슈 추이 등을 긴장감을 가지고 모니터링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완화를 위해 만전을 기해 달라”고 촉구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정은보 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미국 연준의 긴축 움직임 등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 및 전망 등을 점검했다. 정 원장은 “예상보다 강도 높은 미국 통화 긴축 정책이 시행될 우려가 확대되고 오미크론 변이 발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병목 장기화 우려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국내 금리 상승으로 한계 취약차주의 대출이 부실화될 경우가 높고 금융회사의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차주의 상환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고 금융사에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증권사,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수신기능이 없는 금융사는 자금조달과 운용에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해당 경영진이 리스크를 수시로 점검하고 감독 당국이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악화 시 유동성 리스크 확대, 익스포져 부실화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비은행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동산 채무보증에 대해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손실흡수 능력 취약 부문에 대응할 방침이다. 국내외 주가 급락 시 반대매도 증가, 대규모 투자손실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개인의 투자 동향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소비자 경보 발령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 측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유사시 금융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적시성 있는 감독 대응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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