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오커스 플러스' 가능할까…"韓은 핵잠수함 기술 필요"[윤홍우의 워싱턴 24시]

오커스 출범 과정 갈등 빚었으나 결국 나토 및 한일과 협력 가능성

중러 및 북한 미사일 위협 고조 속…美 "오커스는 개방형 구조"

이재명 후보 등 대선주자들도 "美 설득해 핵잠수함 보유" 목소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백악관에서 미국·영국·호주 안보 협력체 오커스 출범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영국·호주가 지난해 출범시킨 새로운 안보 협력체 오커스(AUKUS)가 한국과 일본·인도 등 인도 태평양의 주요 국가들로 확장될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과 영국이 오커스를 통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한 가운데, 오는 3월 한국의 대선에서는 미국의 동의가 필요한 핵잠수함 보유가 안보 공약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올랐다.

자간나트 판다 인도 국방분석연구소 동아시아센터장은 최근 미국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에 기고한 글을 통해 오커스가 비록 출범 과정에서 동맹간 파열음을 내기는 했으나 중장기적으로 한국·일본·인도를 비롯해 유럽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오커스 플러스(AUKUS PLUS)’라는 확장된 프레임워크로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경우 핵잠수함 보유가 국방 안보 분야의 숙원이라는 점도 거론했다.

호주에 핵잠 기술 지원이 오커스의 핵심…프랑스와는 균열도

지난해 9월 출범한 오커스는 미국·영국·호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 견제를 위해 만든 안보 협력체로 3국의 영문이름(AU:오스트레일리아, UK:영국, US:미국) 앞글자를 따 이름지어졌다. 이들 국가들은 사이버와 인공지능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안보 협력을 약속했으며 그 가운데서도 핵심은 미국과 영국이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를 지원하는 것이다.

미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호(SSN Oklahoma City)가 부산 해군기지에 정박해 있는 모습/연합뉴스


핵을 원료로 쓰는 핵잠수함은 디젤로 움직이는 재래식 잠수함과 달리 장기간의 수중 작전이 가능하고 적에게 노출이 잘 되지 않는다. 이같은 핵잠수함을 호주가 보유하는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해군력 확장에 맞서려는 미국의 이해관계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호주는 오커스 출범과 함께 프랑스에서 9백억 달러(약 77조원)에 들여오려던 재래식 잠수함 도입을 취소했는데 이는 미국, 영국, 프랑스 간의 외교적 갈등으로 이어졌다.

중국 위협 등 고조…오커스 결국 나토, 한국, 일본과 협력할 것

판다 센터장은 그러나 오커스가 초래한 미국과 프랑스의 갈등에도 불구, 대서양 동맹의 균열은 장기적일 수 없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새로운 위협이 점점 고조되면서 미국과 유럽이 더 공동 전선을 펼칠 수 밖에 없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위협하는 러시아에 함께 맞서 대응하고 있다. 판다 센터장은 “유럽 안보의 기반인 나토와 오커스 간은 결국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커스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협의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한국, 일본, 인도를 비롯해 아세안의 주요 국가들과 ‘오커스 플러스' 형태로라도 유연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판다 센터장의 지적이다. 그는 “인도태평양 안보 동맹에서 아시아의 목소리가 없다는 것은 미국의 위상을 재건하기 위한 안보 협력체로서 좋은 신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이와 관련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지난해 11월 오커스를 “개방형 구조”라고 첫 언급하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시아와 유럽 내 다른 나라가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 미국이 핵잠수함 거부하면 프랑스와 협력할수도”

판다 센터장은 특히 한국과 관련해 한국이 핵잠수함 보유를 장기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은 오랫동안 핵 잠수함 개발을 모색해 왔지만 미국과의 원자력 협정 때문에 개발이 허용되지 않았다”면서 “오커스가 계속해서 한국을 배제하고 핵 기술 이전을 거부한다면 한국은 핵잠수함 개발에서 프랑스와 협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모습/연합뉴스


실제 핵잠수함 보유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며 임기 내 국가 안보실 차원에서 꾸준히 추진해온 사안이기도 하다.

지난 2020년 10월 김현종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이 비공개로 미국을 방문해 핵잠수함 확보에 필요한 핵 연료 제공을 요청했으나, 미국은 비확산 원칙을 이유로 거절했다. 반면 미국은 오커스를 통해 호주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핵잠수함 보유를 허용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이 고조되면서 우리도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대선에서도 쟁점… 이재명 후보 “미국과 협력해 핵잠 보유”

대선 주자들 가운데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공개적으로 핵잠수함 보유 추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국방분야 공약 발표와 영문 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국과 외교 협력을 지속, 장기간 수중 매복과 감시·정찰이 가능한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특히 오커스를 통해 핵기술을 이전 받는 호주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미국과 협조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의 원자력협정으로 진행하지 못하는 것인데, 미국이 호주에 대해서 기술 이전을 하는 걸 보면 우리 역시 충분히 설득해 도입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는 핵잠수함에 대한 직접적 공약 보다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포함한 중층적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사의 댓글(0)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